정부, 공공 참여 소규모 재건축 활성화 나서
올 하반기 LH·SH 등 소규모 재건축 공공지원TF 구성
서울시, 연구용역 발주해 최적의 사업모델 제시 예정
전문가들 “수요 많은 양질 주택공급엔 한계 있어”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정부가 소규모 재건축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참여하는 ‘공공 미니 재건축’ 활성화에 나서면서, 도심 내 노후 연립주택 단지 등을 통한 공급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소규모 재건축은 일반 재건축 사업에 비해 사업 절차가 간소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지만, 수요가 많은 양질의 주택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단지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 재건축’처럼 임대아파트 기부채납에 대한 반감으로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공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6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18일 합동 부동산정책 추진현황 및 계획 설명회에서 공공 소규모 재건축을 신규 도입해 법령이 정비되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범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은 올 하반기 소규모 재건축 사업 공공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소규모 재건축은 사업구역 1만㎡ 미만, 기존주택의 가구 수가 200가구 미만인 지역에서 추진할 수 있다. 주로 4층 이하 4~5개 동으로 이뤄진 소규모 연립주택 단지나 나홀로 아파트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 주택정비법)’ 개정안을 지난달 8일 대표 발의했고 오는 6월 개정될 예정이다.
공공이 참여하면 용적률은 법적 상한의 120%까지 늘리되, 늘어난 용적률의 20~50% 이하는 임대주택 등을 지어 기부채납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분담금을 부담할 여력이 없는 원주민 재정착을 위해 공공과 지분을 공유해 분양가를 낮춘 ‘지분형 주택’ 도입 근거도 마련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자율주택정비사업 등 20가구 미만의 소규모 정비사업에 비해 소규모 재건축은 가구 수가 200가구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도심 내 공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저층주거지 환경개선 및 노후 건축물 해소, 임대주택 확충 등을 위해 공공 소규모 재건축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도심 내 소규모재건축 추진 가능 단지 2070곳(6만여 가구) 중 3.6%(76곳)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소규모 단지의 사업 참여율 10%까지 끌어올린다면 1만 가구 정도의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관련 연구용역 발주해 공공 소규모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련 법령 및 현황 분석을 통한 제도 개선 등 소규모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사업성 분석 등으로 최적의 소규모 재건축 사업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통합심의 절차 간소화 등 소규모 재건축에 각종 인센티브도 제공하면 사업성 향상으로 참여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재건축은 사업 절차가 간소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현재 시장에서 요구하는 양질의 주택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규모 개발이 힘들고 조합 구성이 어려운 곳은 공공이 참여하는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게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소규모 재건축은 커뮤니티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빠지기 때문에 시장에서 원하는 양질의 주택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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