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기준 보유세·거래세 등 GDP 대비 부동산 관련 세금 비중 4.05%

올해는 종부세↑ + 부동산 가격 인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 예상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보유세 부담을 높였지만 다른 나라보다는 낮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 말이다.

하지만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말은 현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세 자체는 낮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 대비 전체적인 부동산 세금 부담은 이미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번째로 높았다. 여기에 부동산 과세 기준인 공시지가가 매년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또 올해 종부세의 큰 폭 인상을 앞두고 있어 실제 세금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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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

15일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2018년 우리나라의 재산세, 지역자원시설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부동산, 금융자산, 자동차 등을 거래할 때 내는 세금인 자산거래세, 상속·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비중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4.05%에 달했다고 전했다. OECD 회원국 평균 1.96%의 2배를 넘는 수치다.

OECD 회원국 중 GDP 대비 이들 부동산 세금의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국가는 영국(4.48%)과 프랑스(4.43%) 뿐이다. 미국은 3.97%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4위였다. 일본은 2.59%로 11위, 우리와 GDP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는 3.45%로 6위, 오스트레일리아와 스페인은 각각 9위와 14위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이 2018년 강조했던 부동산 보유세는 GDP 대비 2018년 0.82%로 OECD 평균 1.07%보다 낮았다. 하지만 2019년 0.92%, 2020년 1.20%로 매년 오르면서 이제는 OECD 평균치를 넘었다.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세율,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을 모두 올린 결과 한국은 더는 OECD에서 보유세가 낮은 나라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올해 부터다. 6월부터 강화된 종부세 세율이 적용될 경우 OECD에서 보유세 부담 순위는 사실상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8년 1조8728억원이던 종부세수는 지난해 3조600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종부세수를 5조1138억원으로 반영해 놓은 상태다. 2018년 대비 2.7배 오른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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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2021년 종부세수 (2021년은 종부세수 목표치)

여기에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이 매년 3%포인트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전체적인 부동산 가격도 상승 추세여서 재산세 등 또 다른 보유세도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이 같은 세금 인상에도 부동산 불평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유 의원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토대로 부동산 자산 격차를 나타내는 ‘부동산 지니계수’를 자체 추계한 결과 2017년 0.491이던 지수는 2018년 0.5, 2019년 0.507, 2020년 0.513으로 계속 상승했다. 부동산 지니계수는 1에 가까워질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해진다는 뜻이다.

유 의원은 “이제라도 증세 주도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전면적인 부동산 세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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