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관련 공약 봇물
與 공공주택-野 민간 공급에 중점
특히 재건축 관심…여권서 찬성 의견도
현실성 떨어진다는 지적도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여야 예비후보들이 부동산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집값 급등으로 악화된 민심을 잡겠다는 차원에서다.
다만 서울시 권한을 벗어나는 공약이 많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잔여임기가 1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 만큼 누가 당선되더라도 임기 내 첫 삽조차 뜨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30일 서울시장 후보군의 부동산 공약을 종합해보면 여권 후보는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 야권 후보는 민간 주도 공급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최근 주택시장 과열과 관련해 정부가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나선 상황에서 각기 다른 방법론을 내놓은 셈이다.
특히 야권 후보들은 용적률 완화, 층수 제한 폐지 등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들은 잇따라 재건축·재개발 현장을 찾아 신경전에 불을 지폈다. 강남 재건축에 관심이 쏠리자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던 여권 측에서도 찬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5년 내 공공분양주택을 30만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토지임대부 방식이나 시유지·국유지를 활용한 방식으로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공공주택 16만채 공급’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위에 인공부지를 조성하거나 서울 지하철 1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해 신규부지를 만들 계획이다.
다만 강남 재건축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우상호 의원은 전면 허용을 반대한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투기 방지, 개발이익 환수 대책 등을 고려해 낙후된 지역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박 전 장관은 “1980년대식 아파트를 더이상 지속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강남 지역의 재건축·재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러한 박 장관의 언급은 정부의 재건축 정책 기조와 사뭇 다르다.
야권은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지적하며 전면적인 정책 기조 변화를 앞세우고 있다. 일단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용적률과 안전진단 기준을 손보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용적률·층고제한 완화와 함께 재건축 심의를 ‘원스톱’으로 빠르게 하겠다며 재건축에 집중했다. 지난 27일 강남 재건축 대장주 격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찾는 등 재건축·재개발 지연 현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부동산 문제를 특히 강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용적률 규제 완화, 시장 직속 주택공급조직 신설, 준공업지역 축소, 비강남권의 상업지역 확대 등을 공약으로 꺼냈다. 특히 제2종일반주거지역에 대한 7층 이하 규제를 취임 100일 이내 조례 개정을 통해 바로 잡겠다며 속도론을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민간주택 확대와 부동산 세금 인하를 공약했다. 국철·전철을 지하화하고 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을 활용해 5년간 주택 74만6000채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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