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종부세·양도세 강화 6월1일 예정대로 시행

양도세 중과로 나올 물량 대해선 “예측할 수 없다”

집값 문제, 막연한 기대로 풀어가려고 한다는 비판

정부, 주택 정책 핑계 대는 동안 시장 망가져

국민들 “내년 대선 앞두고 잘 버티면 정책 또 바뀔 것”

“주택시장이 당근마켓이냐”…근거없는 주택공급 낙관에 쏟아지는 비판 [부동산360]
오는 6월 1일 양도세 중과 조치를 시행해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 정확한 수요 조사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올리는 것도 아니고 양도세가 오르니 매물이 많이 풀릴 것이라는 아마추어적 발상을 하다니, 오히려 양도세 인상분 만큼 매매가가 더 높아질거라는 예측은 못하나.” (정부 “양도세 중과 앞두고 매물 늘어날 것” 헤럴드경제 기사 댓글 중)

최근 ‘양도세 완화’ 논란에 대해 정부는 양도세 인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양도세 강화 및 종부세율 인상 등 기존에 마련한 세법 개정을 예정대로 오는 6월 1일 시행해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을 움직일 수 있는 유력한 방안으로 양도세 인하를 원했다. 다주택자들이 높은 양도세가 때문에 집을 내놓지 않고 증여 등을 하고 버티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주택자 매물을 끌어내려는 징벌적 세금이 오히려 현재의 매물 잠김 현상을 낳았다는 판단이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 조치를 시행하면 양도세만큼 집값을 더 올리는 등 세금 전가 꼼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결국 애꿎은 무주택 서민들이 가격 부담을 지게 된다는 지적이다.

양도세 중과 조치로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한다는 정부의 구상에는 마땅한 근거도 없다. 정부는 지난 18일 부동산정책 관계기관 합동설명회에서 “올해 6월 1일부터 양도세와 종부세가 크게 늘기 때문에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장에 나올 예측 물량에 대해서는 “파악하기 힘들다”고 했다. 객관적 수치에 근거한 전망이 아니라, 한마디로 ‘희망사항’일 뿐이다.

시장에서는 근거 없는 희망만으로는 다주택자 매물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양도세 완화 등 시장 거래 활성화 대책없이 세금만 인상한다고 거래가 활발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집값 문제를 국민심리개선에 초점을 두고, 막연한 기대감으로 풀어가려고 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정부의 근거 없는 주택공급 전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해 8·4 공급 대책에서 공공 재건축을 통해 향후 5년간 5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요 조사가 아닌 예측 물량일뿐 재건축 조합들과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공공재건축이 과도한 기부채납과 임대주택 증가 등으로 컨설팅 과정에서부터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실제 공급은 5만 가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정부는 새로 도입하겠다는 ‘미니 재건축’인 공공 소규모 재건축을 통해서도 3년간 총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도 제대로 된 수요조사가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주택 정책을 두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동안 시장은 망가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고 강조해왔지만, 시장 상황이 과열되자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가구 수가 대폭 늘면서 공급 부족이 생겨났다는 문 대통령의 해명에 대해서는 핑계일 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꽉 막힌 규제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면서 정부 의도와 반대로 움직이는 시장에서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번 정권만 잘 버티면 부동산대책이 또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 인식이 지배적이다. 역대 정부의 주택 공급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정권의 주택 계획을 폐기하고 새로 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집값 폭등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확한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실행가능성이 높은 계획을 세워,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다. 지금이라도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 공감대에 맞춘 정책을 선보이는 것만이 신뢰 회복의 지름길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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