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상황 인지해 비상 대응 ‘레벨4 자율주행’
-모빌아이 뮌헨·디트로이트서 손 떼고 자율주행 시연
-GM·포드·현대차 등 제조사도 레벨4 테스트 돌입
-정부 1조1천억 투입해 2027년 레벨4 자율주행 완성 목표
-산업부·과기부·국토부·경찰청 범부처 출동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운전대 안 잡아도 후진 차량 피하고 차선 변경까지 완벽”
비상 시에도 차가 알아서 대처하는 자율주행 ‘레벨4’.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해주는 레벨2 수준이다. 운행 가능 영역에서 조건부 자율주행(비상시 운전자 개입 필요)이 가능한 레벨3 자율주행차는 향후 1~2년 내 출시될 예정이다.
관심은 레벨4 상용화 시기다. 미국 SAE(자동차기술자협회)에 따르면 레벨4 완전자율주행은 차량 스스로 상황을 인지·판단해 비상시에도 운전자의 개입이 불필요한 수준이다. 실제 정착돼 완전 상용화되면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차에서 편하게 커피를 마시거나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는 상황도 가능할 법하다. 이미 모빌아이는 이번 CES2021(소비자가전전시회)를 통해 운전대에서 완전 손을 떼고 뮌헨, 디트로이트 등 도심 자율주행 시연을 선보였다. 비상 주차된 차를 피해 알아서 차선을 바꾸고 후진 차량에도 안전하게 대응했다. 운전자 개입이 없는 사실상 레벨4 수준의 기술이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레벨4 자율주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 자회사인 크루즈(Cruise)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시험 주행하기 시작했다. 크루즈가 테스트하는 자율주행차는 4단계다. 주행과 관련된 모든 판단과 행동을 자동차가 알아서 할 수 있다. 포드는 크로스오버 차량인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4단계를 테스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의 합작사인 모셔널도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네바다주에서 레벨4 자율주행차 사용을 승인받고 테스트에 들어갔다.
한국서는 빠르면 2027년 레벨4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7년 ‘융합형 레벨4 완전자율주행’ 기반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4개 부처는 1조1000억원을 투입해 ‘자율주행 1등 국가 도약을 위한 범부처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사업기간은 2021~2027년이다. 4개 합동부처가 나서 도심, 전용도로, 비정형도로 등에서 다양한 물체에 대응하며 주행하는 자율주행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2027년 융합형 레벨4 완전자율주행 기반 완성을 위해 ▷차량융합 신기술 ▷ICT융합 신기술 ▷도로교통융합 신기술 ▷서비스창출 ▷생태계 구축 등 5대 분야를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레벨4 완전자율주행과 함께 차량-클라우드-도로교통 등 인프라 융합기술 및 사회 현안해결형 서비스까지 포괄한다.
이달 15일부로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 올해 신규 과제부터 공고한다. 총 53개 과제로 850억4000만원 규모다.
우선 핵심 인지센서 모듈, AI기반 고성능 컴퓨팅기술, 자율주행차 플랫폼 등 15개 과제(182억원)를 실행한다. 자율주행 인지·판단·제어 AI SW기술, 자율주행 학습 데이터 수집·가공 기술 등 13개 과제(210억원)를 진행한다. 디지털 도로·교통 인프라 융합 플랫폼, 도로상황 인지 고도화 기술 등 11개 과제(202억원)도 시작한다. 교통약자 지원, 수요대응 대중교통, 도로교통 인프라 모니터링 및 긴급복구 지원 등 3개 과제(83억원)에 착수한다. 3월 중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 사업단(가칭)’을 공식 출범시켜 사업을 통합 관리하고 사업 성과를 관리할 계획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한국판 뉴딜 7번째 현장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2027년 세계 최초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것”이라며 “사업재편지원단을 만들어 2030년까지 1000개의 자동차 부품기업이 미래차 사업으로 전환하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