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잔고 20조 육박…연초 대비 2배 이상 늘어

증시고점 도달 신호 해석…수급 상황 악화 기로에

계좌 회전율 5000%대…2030에서 단타 성행

국내외 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내 투자)’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지수 조정이 현실화할 경우, 빚투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잔고는 24일 기준 19조453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9조2072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시장별로 보면 지난 2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잔고는 9조8212억원으로 시총(1907조3502억원)의 0.51%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잔고는 9조6026억원으로 시총(376조6362억원) 중 2.55%를 차지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 비율은 지난해 말 0.27%보다 0.24%포인트 올랐고, 지난해 말 2.13%이던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비율은 올해 0.42%포인트 커졌다.

신용융자잔고의 증가는 올해 주식시장에 입문한 개인 투자자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증시의 거품(버블)을 조성할 수 있어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고점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 중 하나로 신용융자잔고를 꼽으며 “신용융자잔고의 고점 돌파는 증시의 고점 도달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증시를 견인해온 ‘동학개미’들의 총알이 한계점에 다가가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2000~2019년까지 근 20년간 코스피 누적 77조원 순매도에 집중했던 개인은 2020년 코스피 47조5500억원, 코스닥 16조9800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의 V자 반등을 주도했다”면서도 “10월 이후 개인 투자가의 증시 러브콜이 주춤해진 가운데, ‘빚투’ 버블 논쟁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빚투에 더해 단타(단기투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이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1~11월 20대가 개설한 신규 계좌의 회전율은 5248%를 기록했다. 이들 계좌의 평균 잔액은 약 583만원으로, 지난 11개월 동안에만 3억원(583만원X52.48) 이상의 주식을 거래했다는 의미다. 신규 30대 고객의 회전율도 4472%를 기록했다. 이들 계좌의 평균 잔액은 1512만원으로 이들의 올해 주식 거래대금은 6억7161억원에 이르렀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평균 3265만원의 잔액을 가진 투자자가 약 3억7400만원 규모(약 10배)를 거래하는 것이 평균치라는 점을 고려할 때 2030세대의 자금 회전율은 위험 수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단타 경향이 가장 강했던 20대의 올해 수익률은 10.45%였지만, 회전율이 1757%로 가장 낮았던 60대 이상 투자자는 원금 대비 23.57%를 벌어 수익률이 더 좋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