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만2000건 증여

서울 2채 보유세 2배↑

양도세 부담 매물 막아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를 규제하는 정책을 4년째 쏟아내고 있지만, 이들의 매물은 내년에도 많지 않을 전망이다. 보유세 증가, 등록임대주택제도 폐지 등에도 잉여주택을 팔기 보다는 증여를 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9일 발표한 ‘2021 KB부동산보고서(주거용편)’에 따르면 올해 1~10 월까지 전체 아파트 거래 가운데 증여는 약 7만2000건을 기록했다.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부동산 보유세율이 점차 높아지자 상당수 다주택자들은 주택 처분을 위해 매각이 아닌 증여를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증여세 면제 한도가 크지 않지만 이참에 타인에게 매각하기보다 자녀에게 주택을 물려주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가 추가로 강화되기 전에 증여가 몰렸다. '7.10 대책'으로 아파트의 경우 신규 등록임대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졌고, 지난 7월 한 달 사이에만 약 1만4000건이 증여됐다.

지역별 주택 증여를 보면 수도권, 특히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고가 주택일수록 장기 보유에 대한 세부담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시세 17억 원)를 증여할 때 약 5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하지만, 동일 아파트를 8년 이상 보유할 경우 증여세보다 더 많은 보유세를 내야 한다.

내년부터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은 본격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 가격을 기준으로 12월에 부과되는데, 향후 공시가율과 종부세율 인상분이 반영되고 주태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조정대상지역으로 다주택자 종부세에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최근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세부담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지역에 평균가격 아파트(약 9억원 ) 2채를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의 경우 2017년 종부세를 포함한 보유세는 약 281만 원이었지만, 2020년에는 약 700만원 2021년에는 1500만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주택 가경이 상승하지 않아도 종부세 인상 과 다주택자 중과로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남 3구를 비롯해 주요 지역에 주택 2채를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가격이 더 이상 상승하지 않더라도 내년에 납부할 보유세는 2017년 과 비교해 평균 6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종부세 등 보유세 인상에 대한 정책 시그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증여 건수는 2018년 이래 꾸준히 증가했다”며 “현재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이 매우 높은 수준이기에 실제 매도 물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