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포츠선수 연봉 1위 ‘페이커’ 게이밍 의자 써보니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게이밍 의자?” 아마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말 그대로 게임용 의자입니다. 장시간 게임 시에도 허리와 엉덩이 등 신체 부담을 줄여주는 용도로 탄생했습니다. 게임 유저를 저격하는 독특한 디자인은 덤입니다. 시중에는 200만원이 넘는 고가의 게이밍 의자가 없어서 못 살 정도라고 합니다. 인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최근엔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홈오피스(집의 사무실화)용 의자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업무를 위해 조성된 공간이 아닌 집에서 장시간 근무가 피로감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게이밍 의자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요? 비싼 값어치는 할까요?
직접 써봤습니다. 국내 프로스포츠 연봉 1위인 프로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가 사용한다는 시크릿랩 제품입니다. 시크릿랩은 지난 7월 한국에 정식 진출했습니다. 신장과 체중에 따라 ‘오메가’와 ‘타이탄’ 두 모델을 선보였는데, S~M 사이즈 격인 오메가 제품을 2주간 사용했습니다. 오메가는 공식가 62만원, 타이탄은 70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의자에 앉은 첫 느낌은 ‘생각보다 딱딱하다’였습니다. 푹신할 것이란 예상을 깼습니다. 이유는 엉덩이가 닿는 좌판과 등받이 재질에 있습니다. 시크릿랩이 독자 개발한 ‘콜드큐어 폼 믹스’라는 재질인데 딱딱함과 푹신함의 균형을 이뤘다고 합니다. 푹신하면 장기간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반면 딱딱하면 편안함을 방해하는데 그 절충점이라는 겁니다. 실제 장시간 앉아보니 허리와 엉덩이 부분을 감싸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열감은 덜했습니다. 커버 속에 있는 저온 경화 폼 믹스와, 기본 제공되는 메모리폼 헤드 베개와 등받이에 ‘쿨링젤’이 열을 분산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게임을 하거나 근무할 경우 전자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에 체온까지 섞여 느껴지는 불쾌감은 잡았습니다.
무엇보다 장점은 확실했습니다. 체형에 맞춘 의자 조절이 가능해 신체 부담을 줄여줍니다. 등받이·좌판·팔걸이 조절 옵션으로 신체 각 부위에 맞는 최적의 상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선 등받이는 85도에서 165도 가량 조절이 가능합니다. 의자를 젖혀 잠시 누워 휴식을 취해도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앉은 자세에 맞게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틸트가 이를 뒷받침해주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메모리폼 헤드 베개와 등받이도 밀도 높은 소재로 구성돼 누워서 휴식을 취할 시 푹신함을 더해줍니다.
팔걸이는 좌우, 앞뒤 각도와 높이 조절이 됩니다. 책상 높이와 일직선이 되도록 수평을 맞춰 손목에 부담을 낮출 수 있습니다. 조절 버튼은 의자 다지인에 맞게 설계돼, 시각적으로 깔끔함을 더해줍니다.
오래 사용해도 의자가 닳을 염려는 필요 없을 거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죽 소재는 마찰과 함께 습도, 땀, 액체에 장기간 노출되면 갈라지거나 손상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프라임 2.0 PU 가죽소재를 이용한 시크릿랩은 내구성이나 액체 저항성이 4배가 높습니다. 20만회 마모테스트를 거친 만큼 장기간 처음 상태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를 증명하듯 품질 보증기간도 5년으로 늘어났습니다.
의자 색상과 시트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합니다. 대개 게임용 의자는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지만 재택용으로도 무방한 기본적인 색상도 제공됩니다. 제품에 사용된 풀메탈과 일부 스웨이드 재질이 고급스러움을 표현하지만, 먼지가 쉽게 붙어 불편한 면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정식가격은 62만원. 할인이 적용되기도 하지만, 보통 10~20만원대 게이밍 의자와 비교하면 높은 가격은 걸림돌입니다. 하지만 중저가 게이밍 의자는 대부분 기능보다는 디자인에 치중해 이용자들로부터 불편함이 제기되곤 했습니다. 장시간 앉아 있어야한다면 내부 재질까지 신경 쓴 제품도 고려해볼만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