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 연구소 분석
국내 최고 주식재산 상속세(11조366억원)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 기록(22조2980억원)
단일 종목 최고 주식평가액(18조4213억원)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보유 주식 재산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이 내야 할 상속세 규모는 11조6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22일 확정됐다.
이 회장의 지분가치에 대한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을 기록한 시점은 이달 16일로 22조 2980억원이었고, 단일 주식종목 중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가 18조4213억 원까지 올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발표한 ‘고 이건희 회장의 주식 재산에 대한 상속세 현황 분석’에 따르면 이 회장의 별세 시점(10월 25일)을 기준으로 평균 주식평가액은 18조9632억9949만원으로 계산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 회장 유족들이 내야 할 주식 상속세를 파악해보면 11조366억4030만원 규모다. 상속세 금액 계산은 18조9600억원이 넘는 주식평가액에서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률 20%와 최고세율 50%, 자진 신고 공제율 3%를 뺀 비율로 산정된다. 이렇게 계산할 경우 실질적인 상속세 비율은 58.2% 수준이다.
이달 16일 기준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2조2980억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 주식재산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또한 이 회장이 보유한 부동산 및 현금성 자산, 기타 재산 등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전체 상속세 규모는 11조 원보다 많을 전망이다.
이 회장은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주변 일대 토지를 비롯해 서울 한남동, 이태원동, 장충동 등지에서 단독주택을, 청담동 일대에서 건물 등을 소유하는 것으로 언론 등에 알려져 있다. 부동산 재산가치만 해도 수천억 원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최소 11조원이 넘는 상속세 재원을 이 회장 유족들이 어떻게 마련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해 CXO연구소 측은 지금까지 받은 배당금을 활용해 상속세 일부를 마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간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구 삼성물산 포함) 등에서 받은 배당금액만 해도 2조 5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이 중 삼전전자에서만 1조 65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홍라희 여사 등 이 회장 일가가 받은 배당금까지 합치면 3조원 이상 된다.
특히 내년에 수령하게 될 2020년 배당금은 상속세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사실상 이 회장의 유족들이 상속세로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재원 중 하나인 셈이다. 작년 수준으로 배당이 이뤄질 경우 이건희 회장의 주식에 대한 정기 배당금은 5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에 특별 배당금까지 추가 지급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특별 배당금은 연말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배당과 별개로 주주들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7년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근거해 특별 배당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12월 28일까지 주식을 보유하는 주주에 한 해 내년에 특별 배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특별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1000원으로 지급할 경우, 이 회장 유족들은 3400억 원 정도를 추가로 받게 된다. 이건희 회장 주식에 대한 배당금만 8000억 원이 넘고, 유족들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배당금까지 모두 합치면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이 상속세는 그 규모가 워낙 커서 한 번에 납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등에서는 5년간 분할납부하는 방식을 택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한다. 이 경우 전체 상속세의 6분의 1을 먼저 납부하고, 연 1.8%이자율로 5년간 분할 납부하게 된다.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는 5년 동안 이 회장 유족들은 현재 지분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3조 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래도 부족한 상속세 재원은 일부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거나 지분을 매각을 해서 상속세를 마련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지배구조에 덜 영향을 미치는 지분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최고의 재산을 보유했던 이건희 회장의 명성과 사회 공헌 차원에서 이 회장 명의로 상당 액수의 기부금 등을 출연하는 방안도 예상해볼 수 있다”며 “이것이 현실화 되면 기부 금액이 어느 정도 될지 여부와 어떤 공익법인 등에 출연시킬 지도 이목이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최근 이건희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상속세 비율을 조정하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데 단순히 상속세율만 아니라 연간 납부해야 하는 법인세와 소득세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자칫 상속세율은 낮아지고 법인세와 소득세 등 연간 내야 할 세금이 커지면 결국 조삼모사(朝三暮四)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