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9시 이후 취식 금지에 공간 대여 위해 ‘서비스업종’ 추가

“내 손님 받으면 좋겠지만” “월세도 안 나와”…선택 아닌 필수

‘5인이상 집합금지’ 되면 공간 대여도 사실상 불가능

지난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등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지난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등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수도권에서 예정된 ‘5인 이상 집합금지’ 방침에 식당,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운영 시간·매장 내 취식을 제한하는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자 이들은 ‘공간 대여’로 퇴로를 열었으나 소규모 사적 모임도 제한되면서 이마저 어려워진 탓이다.

자영업자 김모(27)씨는 22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했던 가게지만 2주 전쯤 공간대여를 위해 서비스 업종을 추가했다”고 털어놨다. 서울 종로구에서 2년 8개월째 칵테일바를 운영 중인 김씨는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오후 9시 이후 매장 내 취식 금지 방침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업종은 일반음식점이나 주류를 주로 판매하는 바(bar)라 점심 영업은 물론 배달이나 포장도 힘든 탓이다.

오후 9시까지 바로만 운영할 바에는 차라리 쉬는 게 낫겠다 싶은 마음에 공간 대여를 시작했지만 금요일이나 토요일 외에는 대관 문의조차 없었다. 김씨는 공간 대여를 하지 않는 평일에도 바 운영을 중단한 상황이다. 그는 “조금이라도 더 벌자는 생각에 서비스업을 추가했다”면서도 “지하 1층에 6명 정도 들어가면 꽉 차는 가게라 공간 대여를 해도 사실 월세 100만원도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카페 직원 김모(22)씨는 처음 카페 내 취식 금지가 시작됐던 지난 8월 말 사장에게 공간 대여를 권유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프랜차이즈 카페가 두어 개 있어 하루에 커피 한 잔도 팔지 못하는 날도 많았기 때문이다. 방역을 위해 일주일 이상 간격을 두고 공간 대여를 하면서 중간중간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한 잔이라도 팔자는 생각으로 가게를 열어 둔다”며 “ 가게를 닫아 둔다고 월세가 주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되물었다.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이전부터 공간 대여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이제는 (공간 대여가)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성동구에서 지난 6월 기존에 운영하던 카페를 정리하고 새로운 카페를 개업한 윤희권(31 씨는 “요즘 문 여는 카페 10곳 중 8곳은 공간 대여를 한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라면 내 손님을 받기 위해 공간 대여를 웬만하면 받지 않았지만 요즘은 문의가 들어오면 ‘땡큐’”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000명대를 넘길지 모르고 개업한 윤씨의 새 가게에 지난 6개월간 들어온 대관 문의는 단 1건뿐이었다.

더욱이 23일 0시부터 서울·인천·경기에서 적용되는 5인 이상 집합금지로 퇴로였던 공간 대여마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2년째 와인바를 운영하는 정대한(29)씨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방금도 취소가 한 건 들어왔다”며 “5인 이하 집합금지 시행이 예고되면서 크리스마스 당일 예약 손님이 취소를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강서구의 카페 직원 김씨도 “당분간 공간 대여마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유리창으로 볕이 잘 드는 가게라, 그간 촬영용으로 유명 유튜버나 방송국의 대관 문의가 꽤 들어왔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설이 돌던 이달부터는 그마저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는 “방송 촬영 스태프는 카메라만 해도 스무 명이 넘어가 5인 이상 집합금지가 되면 공간 대여가 아예 안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