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K-방역 성과도 퇴색
韓日 관계 경색 …고위급 파견에도 ‘답보’
北美 대화 ‘단절’…美中갈등 속 고민 커져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교가의 화두 역시 ‘코로나19’가 꼽혔다. 당장 정부는 세계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은 ‘K-방역’을 정부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아 외교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K-방역 외교가 위기를 맞은 데다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한일 관계, 미국과의 대북 공조가 겹치며 2020년 한국 외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한국은 빠른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과 드라이브 스루·워킹 스루 진료소 운영을 바탕으로 세계에 방역 모범사례로 손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했을 때도 문 대통령은 초청에 응하겠다며 한국의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주요 정상들과의 통화에서도 K-방역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소재’가 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K-방역에 대한 각국의 관심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프랑스 사회연대보건부로부터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추적 기술에 대한 노하우 공유 요청이 있었다”며 “코로나19가 외교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K-방역은 외교에서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 안팎을 유지하는 등 재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데다가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확보해 접종하기 시작하며 외교가에서도 K-방역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등장했다. 동시에 주요 외교 현안이었던 일본과의 관계 회복과 북미 대화 재개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는 것도 정부의 외교 평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문재인 정부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핵심 외교라인을 연이어 일본에 파견하며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경색된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 절차를 먼저 취소하라는 일본 측과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
지난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이후 끊긴 북미 대화도 올해 제자리 걸음인 상황이다. 정부는 막힌 북미 외교 복원을 위한 한미 공조 노력을 계속해왔지만,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직접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해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고 비난하는 등 분위기는 오히려 더 냉랭해진 상황이다.
미중 관계 속 균형 외교 역시 비판적인 평가가 잇따랐다. 미중 갈등으로 한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주요 외교라인의 잇따른 실언으로 외교적 입지만 더 좁아졌다는 평가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가 미 국무부가 직접 “한국은 수십 년 전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반박하는 등 외교적 마찰까지 벌어졌다. 주요국 대사를 지낸 한 외교 소식통은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올해 한국 외교에 대한 평가가 좋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