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에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주택 도입 논의 급물살
변창흠, 오랫동안 ‘공공자가주택’ 도입 적극 주장
공공기관 환매 의무화 토지임대부 주택 제도 국회서 추진중
3기 신도시 분양 대기자들 혼란 커져…분양 물량 감소 우려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공공개발’ 방식의 주택 공급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3기 신도시에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주택’이 본격 도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랫동안 이 두 유형의 주택 도입을 주장해온 변 후보자가 국토부 수장으로 오게 되면 3기 신도시 등에 토지임대부 주택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다.
변 후보자는 최근 저밀 개발 돼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빌라 밀집지역 등에 대한 공공개발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개발이익은 철저히 사회로 환수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변 후보자는 지난 18일 국토교통부 기자단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서울 도심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빌라 밀집 지역에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고밀 개발을 유도함으로써 주택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일례로 빌라 밀집지역의 경우 각종 지자체 도시계획상 주차장과 도로, 일조권 등 규제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조권 규제까지 완화한다는 것은 초고밀 개발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인센티브를 받으려면 공공개발 사업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고 밝혔다. 파격적인 혜택을 국민이 수긍하려면 공공 참여형의 모습을 갖추고 임대주택도 적극적으로 기부채납해야 한다는 뜻이다.
변 후보자는 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주 수요로 전세시장을 자극하지 않도록 이주용 단지를 적극 조성하고, 필요하면 3기 신도시 부지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토지임대부 주택과 환매조건부 주택을 통칭하는 ‘공공자가주택’을 적극 도입할 의사도 내비쳤다.
이와 관련, 정부는 토지임대부 등 새로운 유형의 주택 공급 방식에 대해 이행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땅의 소유권은 정부에 남겨두고 건물만 팔아 분양가를 낮추는 제도이며, 환매조건부 주택은 건물의 처분권만 제한해 매각할 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에 되팔게 하는 제도다.
현재 공공기관 환매를 의무화하는 토지임대부 주택 제도가 국회에서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어 따로 환매조건부 주택 제도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시장에서는 변 후보자가 LH 사장을 역임할 때 크게 관여했던 3기 신도시부터 공급 물량의 일부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기 신도시 중 지구계획 수립 막바지에 접어든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 추진 속도가 비교적 빠른 지역에 토지임대부 주택 도입을 우선 논의할 것이라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변 후보자는 LH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3기 신도시 등에 공공자가주택을 도입해야 한다고 국토부에 적극 건의했으나 추진되지 못했다.
변 후보자는 지난해 8월 언론 간담회에서 환매조건부 주택을 도입해서 3기 신도시 분양 때 적용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이 제도를 도입하려고 국회와 국토부를 찾아다녔지만 적극적이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도입할 경우 철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과거 노무현·이명박 정권 때 추진됐으나 실패했기 때문이다. 분양된 이후 건물 가격이 올라 수분양자들이 큰 시세차익을 챙기는 등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시장에 주는 확실한 신호 없이는 오히려 투기 수요만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지임대부 주택의 3기 신도시 도입 논의가 시작되자 3기 신도시 분양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유형의 주택 도입에 따라 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주거 쾌적성이 다른 신도시에 비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토지임대부 주택을 도입할 경우 공공분양 부지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변 후보자는 최근 3기 신도시 공급을 통한 집값 안정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초저금리로 많은 돈이 시중에 유통되고, 이것이 국내 여러 자산시장에 유입돼 주택 시장 불안정의 배경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 1기와 2기 신도시 공급이 본격화된 뒤 집값이 안정된 사례를 볼 때 3기 신도시 공급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되면 집값이 안정될 게 틀림없다”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