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영업점 KPI 평가 주력

내년 '퇴직연금 갈아타기' 대비

연말 개인형IRP 수요 증가

세액공제 최대 900만원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연말 은행 지점 직원들이 퇴직연금 고객 유치 전쟁에 힘을 쏟고 있다. 세제혜택 등을 고려한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연말 특수’ 수준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 탓에 핵심성과지표(KPI)를 끌어올리기에 퇴직연금 유치가 꽤 쏠쏠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내년부터는 ‘퇴직연금 갈아타기’가 쉬워지면서 선제 대응 측면도 개인형 IRP 유치전을 달구는 원인 중 하나다.

7일 은행권 관계자는 “지점들 실적 평가가 연말에 있는 만큼 각 영업점들이 올해 막바지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퇴직연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현재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총잔액은 125조9762억원으로 전년 말 112조5879억원 대비 13조3883억원이 증가했다. 은행 퇴직연금 유형 중 가장 증가금액이 큰 유형은 개인형IRP로 전년 대비 12조3680억원이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와 세액공제 혜택 등이 맞물려 개인 고객들의 IRP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개인형 IRP는 근로자가 재직 중에 가입할 수 있는 퇴직연금 상품으로,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된다. 세금을 내야 하는 소득 범위를 줄여주는 소득공제가 아니라 세금 자체를 돌려주는 세액공제여서 환급 규모가 크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퇴직연금 이전 간소화’ 정책으로 주요 은행들 사이에 개인형IR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내년 1월부터 금융사를 한 번만 방문하면 모든 퇴직연금 이전이 가능해진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최대 7개에서 1~2개로 대폭 축소된다. 주요 은행들은 개인형IRP 고객 유치전에서 경쟁력 차별화를 위해 별도조직을 신설하거나 수익률과 수수료율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5대 은행 가운데 개인형IRP 적립금 규모를 가장 공격적으로 늘려온 곳은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전년동기 대비 개인형IRP 적립금 증가율이 각각 45.8%, 41.8%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원리금보장형과 원리금비보장형 모두 40%대 증가율을 보인 반면 신한은행의 경우 원리금보장형의 증가율이 48.9%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같은 기간 NH농협은행은 37.1%, KB국민은행은 32.5%, 우리은행은 23.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5대 은행의 개인형IRP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의 경우 1.2~1.3%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원리금비보장형의 경우 은행별 자산운용 전략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원리금비보장형은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춰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부동산재간접형,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된다.

5대 은행 가운데 올해 3분기 기준 지난 1년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NH농협은행(6.24%)이다. 하나은행(4.8%), 국민은행(4.77%), 신한은행(4.62%), 우리은행(3.69%)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개인형IRP 수수료율의 경우 가입기간과 적립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요 은행들은 보통 운용관리, 자산관리 수수료를 합쳐 0.2~0.3%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형IRP 상품 중 원리금보장형은 대부분 정기예금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수익률 경쟁력은 원리금비보장형에서 달라질 수 있다”며 “고객들이 민감한 수수료의 경우 대부분 은행들이 최대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고객 유치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