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소유 용산정비창 부지…매각 대금 수조원 대 추산
토지 매각 방식 등 담은 연구용역 진행중
개발 방식 두고 갑론을박도 이어져…“국제업무지구 정체성 살려야”
지역 주민들도 여전히 거세게 반발…국토부 민원 다량 접수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한국철도(코레일)가 보유한 대규모 택지인 서울 용산구 철도정비창(이하 정비창) 부지 매각 방식을 두고 온갖 계산법이 쏟아지고 있다. 토지 매각 대금이 수조원 대로 추산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끼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최근 코레일과 국토부의 정비창 토지 맞교환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양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향후 서울시의 인허가 이후 코레일이 소유한 정비창 부지의 매각 방법이 부동산 시장의 최대 관심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10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에 따르면, 코레일은 지난 5월 정비창의 토지 매각 방식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용역에는 코레일이 용산정비창 부지에 기반 시설을 설계하고, 서울시로부터 인허가를 받은 이후 공기업에 이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 연구 등이 담겨 있다.
연구용역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나올 예정으로, 용역이 마무리돼야 토지 매각과 관련한 사항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관계자는 “3개월 전 경찰청 예정 시설을 정비창 정비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한 이후 정비창 부지 관련해 새롭게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7월 용산공원 북측 옛 방위사업청 부지 내 경찰청 시설 신축 예정부지(1만3200㎡)를 용산역 정비창 개발지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를 용산공원에 편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용산정비창 부지의 토지 매각 대금은 수조원 대로 추산돼, ‘만년 적자’ 코레일이 정비창 부지 매각으로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레일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승객이 급감하면서 올해 상반기 코레일 적자는 5814억원에 이른다.
정비창 부지의 개발 방식 협상을 둘러싸고 각 기관과 전문가들의 갑론을박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시와 코레일, SH공사, 용산구는 현재 용산정비창 개발 전문가 포럼을 운영하면서 정비창 개발 방식을 협의 중이다. 도시계획건축 5명, 공원녹지 1명, 교통 2명, 미래분야 2명, 산업지역개발 2명 등 12명의 전문가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울 도심 ‘노른자 땅’에 임대주택 등 주거 비율을 너무 높이면 국제업무지구라는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주민들도 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지구로 만들려던 원안대로 개발해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국토부에는 정비창 부지의 고밀 개발, 높은 주거 비율 등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다량 접수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비창 인근 주민의 반발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개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비창 부지는 오는 2021년 구역지정 등 서울시 인허가 절차가 끝나면 2023년 입주자 모집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5·6 부동산 대책에서 용산 정비창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지정해 800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8·4 공급 대책에서는 정비창의 용적률을 높여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만 가구 중 3000가구 이상을 공공임대 주택으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일반·공공 분양으로 공급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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