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로 분류 LTV 제한
종신만기 안돼 상환위험
주택연금 가입대상 확대
공시가 오르면 효과축소
정부가 최근 주택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현실화 하면서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세금폭탄’ 우려가 커졌다. 특히 비싼 아파트 달랑 한채를 가진 사람들은 보유세 폭탄에 그대로 노출됐다. 하지만 집을 담보로 노후생활자금을 보장하는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이 제기능을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주택연금의 가입주택의 가격 상한을 완화(시가 9억원→공시가격 9억원)하는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올라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시가 기준 12억~13억을 보유한 1주택자까지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하다. 주택금융공사는 2019년 말 기준 12만 가구가 신규 가입대상이 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주택 재산세도 감면받을 수 있다. 공시가격 5억원 이하 주택은 25%를 감면하고, 5억원 초과하더라도 5억원까지는 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하지만 정부가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개정안 효과가 축소될 수 있다. 5~10년 안에 단계적으로 공시가격이 시세의 90% 수준까지 높아지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집값 상한이 10억원으로 떨어진다. 서울시 아파트 중위값은 이미 9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주금공 관계자는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공시가격 현실화가 된다면, 그에 맞게 주택연금도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조정이 이뤄져야 되지 않겠느냐”며 “다만 현 상황에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고, 추후 관련 부처 등과 협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와 주택가격 상승이 함께 이뤄지는 국면에서 주택연금 외에 민간 영역의 역모기지론의 기능을 키워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은행들의 상품은 주금공의 주택연금과 달리 주택 가격제한이 없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처지다.
신한은행의 역모기지론인 ‘미래설계 크레바스 주택연금대출’의 경우 2018년 9.13 부동산대책 이후 가입실적이 전무하다. 국민은행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주택대출 등에 규제 빗장을 촘촘히 걸면서, 고객 입장에서의 가입 실익이 크게 줄었단 게 은행의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역모기지론은 생활자금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로 분류가 된다”며 “담보물건별 한도(1억원)에 걸리면서 실제 가입자가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종신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만기가 15~30년으로 한정된 점도 걸림돌이다. 만기가 오면 그간 연금처럼 받은 대출금을 모두 갚거나, 여의치 않으면 거주주택을 매각해야 한다. 주택연금이 사망시까지 연금을 보장하고 그 이후에 주택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구조와 다르다.
일부 은행은 현재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고민도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재산신탁과 결합한 형태의 역모기지론을 검토했다. 주택연금 가입대상을 초과(시가 15억원 이상)하는 고가주택 소유자를 겨냥한다. 주택을 신탁재산으로 편입해서 은행이 다양한 노후보장 자금을 제공하는 식이다.
배정식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장은 “은행에서 제공하는 역모기지론은 만기 이후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정은·박준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