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이번에는 ‘한복공정’까지?”
일부 중국인들의 ‘한국 문화 빼앗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인들이 중국의 문화를 베껴 ‘한국 문화’로 둔갑시킨단 억지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에는 “한복이 중국의 전통의상”이라며 “한국인들은 역사를 바로 알라”는 적반하장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위터 상엔 이른바 ‘#한복 챌린지’가 화제다.
한복 챌린지는 일러스트레이터 및 웹툰 작가들이 한복을 널리 알리기 위해 관련 해시태그와 함께 한복과 관련된 일러스트를 올리는 일종의 참여형 놀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중국 누리꾼들이 한복 챌린지 게시물에 ‘한국인들이 중국 전통의상을 빼앗고 있다’는 내용의 댓글을 달고 있는 것.
한 중국 누리꾼은 한복 챌린지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국내 유명 웹툰 작가에게 “한복이 중국의 당나라 옷과 신라 토착 한복이 융합하고 진화한 것”, “한복은 중국을 표절한 것”이라고 비난했고, 또 다른 중국 누리꾼은 “자신의 전통문화를 존중하라. 중국에서 역사와 문화를 훔치는 건 불쌍한 일”이라고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 누리꾼들이 한복의 ‘원조’라고 부르는 의상은 중국 한족의 전통의상인 ‘한푸’다. 저고리 형태 등 전체적인 모양새가 한복을 떠올릴 법 하지만 엄연히 다른 형태의 의상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예컨대 망건의 경우 우리나라 망건은 폭이 좁은 이마에 두르는 띠 형태라면, 중국의 망건은 폭이 넓어 구멍 뚫린 모자와 다름없다. 또 갓도 중국 송나라 그림 등에서 일부 찾아볼 순 있지만, 모자 윗부분이 평평한 형태는 조선 후기 고유의 형태다. 짧은 저고리를 입은 것도 조선 후기부터다.
국내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복을 중국 전통의상’이라 주장하는 모양새가 흡사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떠올리게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동북공정은 중국 동북지역이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역이었다는 것을 주장하는 역사 왜곡 사업의 일환이다. 중국은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통해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사라고 주장해왔다.
한편 중국인들의 이같은 억지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김남준(RM)이 미국의 한 시상식에서 한국전쟁과 관련해 “양국이 함께 나눈 고통의 역사, 수많은 희생을 기억하겠다”고 언급하자 BTS 보이콧에 나선 바 있다. 또 최근엔 한 TV 프로그램에서 한복을 입고 김치를 담그는가 하면 아리랑을 중국 전통 춤이라고 소개하기도 해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