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하락 영향

안전자산 선호 부추겨

부양책 시행되면 반전

물가연동체 유망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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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기대감으로 미국의 실질금리가 3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우리나라 역시 명목금리가 소폭 오른 상태에서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다시 0%대에 근접,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전환됐다.

4일 미국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실질금리 수준을 보여주는 미국의 물가연동국채(TIPS·10년) 금리는 지난 2일 현재 -0.84%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초 당시 -1.08%까지 떨어졌던 TIPS 금리는 미국의 부양책 합의 지연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횡보를 지속한 가운데 국채 금리가 상승가도를 달리면서 지난 7월 중순 이후 석달여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 국채(10년물) 금리는 부양책 통과 시 국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것을 반영해 상승했고, 3일(현지시간)엔 다섯 달 만에 처음으로 0.9%대에 근접한 상태다. 채권은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공급이 증가하면 거래 가격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금리(만기수익률)를 높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아직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추세적인 실질금리 상승은 저축을 유인하고 차입·조달 부담을 키워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를 떨어뜨리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금의 매력도 감퇴시키는 요인이 된다. 최근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고, 금 가격이 다시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변수는 미국 정부의 경비부양책이다. 대선 후 경기부양책이 시행되면 물가가 다시 올라 실질금리가 하락해 주식 시장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선 직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실질금리 상승을 완화시키는 액션을 취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연준이 지난 8월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을 밝힌 것도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장기화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포석이 담겨 있다. 국채를 발행한 돈으로 경기를 진작시켜야 하는 정부의 부담을 줄여 재정정책에 우호적인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다.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가 올라갈 때는 물가연동채가 유망하다. 물가연동채란 원가격이 물가와 연동되는 채권으로, 물가변동과 상관없이 투자원금의 실질가치가 보장되는 상품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미국 ETF 시장에 올 1~10월 총 3390억달러의 자산이 순유입됐는데, 물가연동채 ETF엔 88억달러의 자산이 새로 들어왔다. 총 물가연동채 ETF 자산의 15.7%에 달하는 규모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시장환경은 물가연동채에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다”며 “대선 후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이 기대되고, 이는 대규모 채권 발행과 시장금리 상승, 물가상승을 유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경원·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