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양도세 기준등 비판 줄이어

“편가르기” “땜질처방” 불만 고조

“아, 테스형! 택스형은 왜 저래.”

바야흐로 ‘택스트레스(TAXTRESS·세금+스트레스)’ 시대다. 당정이 부동산 재산세 완화 범위와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을 두고 불을 지피면서, 지난 7월 ‘조세저항 국민운동’ 이후 또 다시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서둘러 공시가 6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를 인하하고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은 10억원을 유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정치적으로 시시각각 바뀌는 세금 정책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송모(36)씨는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장 성난 민심을 고려한 ‘고무줄 정책’이라고 본다. 언제 또 바뀔지도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금 기준이 ‘어느 쪽 표밭이 유리한지 살피는 기준’인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여론만 신경 쓰면서 ‘언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땜질 처방한들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회사원 장모(42) 씨도 “이번에는 집값을 두고 6억원 이하나 초과로 편 가르기 한 것”이라며 “집값은 6억원이 기준이고 주식은 10억원 이상, 뭔가 이상한 거 아니냐. 6억원 이상 집 가진 사람만 호구 잡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시세의 50∼70% 수준인 부동산 공시가격을 9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확정, 발표하면서 세 부담 상승을 우려하는 사람도 늘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모(66)씨는 “나는 내가 사는 집을 팔 생각이 없는데, 공시가가 오른다고 왜 나라가 난리냐”라며 “은퇴도 했는데 어디서 세금을 구해오라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자영업자 민모(52)씨도 “집값이 계속 올라가도록 부추긴 게 결국 세금 징수 때문이었나”라며 “집주인들이 올라간 세금 부담만큼 임차인에게 전가하려고 할 텐데, 그러면 서민들의 내 집 마련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유지하면서 ‘동학개미’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가족합산 유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친가·외가 조부모, 부모, 자녀, 손자·손녀 등 직계 존비속과 배우자 등이 보유한 물량을 모두 합치는 방식을 두고 ‘현대판 연좌제’라는 비판이 나오자 개인별로 바꾸는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대구 서구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김모(62) 씨는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으로 유지한다고 해서 가족합산을 유지하겠다는 얘기는 앞뒤가 맞지 않다고 본다”며 “자신들이 내세운 논리를 대주주 기준을 상향한 대신 ‘없던 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를 기화로 11조원에 달하는 상속세가 지나치다는 청원이 줄지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삼성 상속세를 대폭 줄일 수야 없겠지만, 세금으로 집단 스트레스를 받은 국민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같이 시시각각 변하는 세금 정책으로는 개별 국민이 어느 집단에 속해 있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증시 관련 세금이 진정 정의의 관점에서 부의 재분배에 쓰인다기보다, 정부가 세금 정책을 정치적으로만 악용하기 때문에 국민 스트레스는 더 심해지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