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 수석전문위원 지적
OECD통계 선택적 인용때문
단순평균치 적용땐 한국 뒷걸음질
‘가중치’ 부여로 과도하게 높게 평가
정부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통계를 선택적으로 인용해 재정건전성을 과도하게 높게 평가했다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지적이 제기됐다.
또 내년 예산안에 대거 반영된 ‘한국판 뉴딜’의 일부 사업이 목표에 부합하지 않고, 투자계획도 불분명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2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예결위 수석전문위원의 ‘2021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는 “정부부채에 대한 OECD 평균 중 규모가 큰 ‘가중평균치’를 선택적으로 인용할 경우 우리 정부부채의 상대적인 재정건전성 수준을 비교적 높게 평가할 수 있다”며 “일반정부 부채(D2)에 대한 국제비교시 OECD에서 발표하는 ‘가중평균’기준과 ‘단순평균’ 기준을 병렬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2015년 ‘2014회계연도 국가결산’ 보도자료에서는 ‘단순평균치’를 인용했지만, 이듬해 ‘2015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부터 지난달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까지 ‘가중평균치’를 적용했다. 가중평균치는 경제 규모가 큰 미국·일본 등에 가중치를 부여해 산출하기 때문에 단순평균치보다 높게 계산된다. 따라서 가중평균치와 비교하면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더 양호하게 보일 수 있다. OECD는 이 두 통계를 모두 발표한다.
예컨대 2013∼2018년 OECD 회원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가중평균치 증가율은 0.5%포인트로 같은 기간 한국과 같다.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선진국 평균 수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평균치를 적용하면,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재정건선성이 양호해지는 동안 한국은 뒷걸음질 쳤다는 정반대 해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소국 개방경제에 비기축통화국가인 한국으로서는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는 단순평균치를 비교의 잣대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비판과 규제 장치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재정준칙상의 복수의 관리지표(수지적자 3%, 국가채무 60%)가 논리적으로 연계되도록 하는 것이 재정총량 관리 실효성 확보에 중요한 요소”라며 “재정준칙 이행강제 및 감독·준칙유보조항 적용여부·한도액 조정 등을 재정당국이 행사하게 되는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스스로 만든 재정준칙을 정부 스스로가 예외적 현상을 이유로 깰 수 없도록 국회 차원의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도 나왔다. 우선 내년에만 21조3000억원이 편성된 ‘한국판 뉴딜’예산안에 대해 “일부 사업은 한국판 뉴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2025년까지 11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지만 정부는 2021년을 제외한 연차별 투자계획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사업 지속성 문제를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4대 소비쿠폰 및 지역사랑상품권 관련 예산에 대해 “선착순 지급에 따른 특정 집단에 대한 혜택 집중, 사용처별 시스템 미통합에 따른 중복지원 등을 방지해야 한다”며 “사업 성과 지표 설정을 통한 체계적인 성과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정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