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쌓아온 역량 외면 국가적 손실
급전직하의 조직 위상에도 자부심 충만
기업활동 지원, 누구라도 만나 설득할 것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늘 ‘패싱’의 대상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을 거치며 전경련은 적폐의 대상으로 낙인찍힌 뒤 현 정부의 정책 파트너에서 완전히 배제된 채 과거의 위상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4대그룹은 탈퇴했고, 240명에 달하던 인력은 90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권 부회장은 전경련의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던 2017년부터 상근부회장을 맡고 있다.
전경련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묻자 권 부회장은 전경련은 피해자일 뿐 적폐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 호소했다. 그는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어떤 유죄도 받지 않았다”라며 “전경련은 피고가 아닌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직종별로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조직이 존재하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작동원리” 라며 “대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은 현재 전경련이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각 단체 별로 수행할 역할이 확연히 구분된다고 그는 설명한다. 권 부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의견을 조정하는 법정 조직이며,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사관계의 조정 역할 등을 수행하고 있다”며 “순수 민간경제단체로서 전경련이 가진 역량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국가적 손실이 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급전직하한 위상 탓에 의기소침해질 법도 했지만, 전경련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은 여전했다. 그는 “전경련은 1961년 탄생 이후 60여년간 압축 경제성장 과정에서 공업화 주도, 수출 촉진, 사회안전망 마련, 국가브랜드 개선, 사회 공헌 등에서 역할을 해왔다”며 “다른 경제단체들이 전경련이 가진 역할과 능력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외부의 평가가 나올 때 전경련의 위기 속에서 4년 간 부회장직을 수행해 온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과거 만큼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전경련의 정책 건의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총 주요 입법안과 규제 등에 수십건의 정책건의가 이뤄졌다. 각 건의문은 권 부회장이 문구 하나 하나를 직접 챙긴다. 권 부회장은 “기업규제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마냥 지켜볼 수 없다”며 “의원면담, 건의서 제출, 언론보도 등 각 법안들의 문제점과 부작용을 알리고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회와 정부 누구든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전경련은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 탄탄한 글로벌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라며 “이 역량을 활용한 민간외교를 통해 한국 기업이 세계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일조하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