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 85㎡ 초과, 85㎡ 미만보다 상승폭 커
상대적으로 싼 중대형 아파트…대출규제 덜 받아
1인당 주거면적 증가 흐름…“경기·인천 중대형 인기 지속”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다른 지역에선 중대형 아파트값이 중소형 보다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증가세와 고가주택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85㎡ 미만의 중소형 주택 인기가 중대형 보다 높을 것이란 인식과 반대되는 결과여서 눈길을 끈다.
10일 KB국민은행이 최근 내놓은 ‘면적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전년 동월 대비 경기도와 인천시 아파트값은 85㎡ 초과 주택형 상승폭이 그 이하 크기보다 훨씬 높다.
경기도에선 지난 1년간 중형(85㎡ 초과 102㎡ 이하)이 11.07% 올라 모든 주택형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그 다음 많이 오른 크기는 중대형(102㎡ 초과 135㎡ 이하)으로 10.50% 상승했다. 같은 시기 중소형(60㎡ 초과 85㎡ 이하)은 9.53% 올랐다. 대형(135㎡ 초과)도 9.41%나 뛰어, 소형(60㎡ 이하) 7.96% 변동률보다 오름폭이 컸다.
인천 아파트는 85㎡ 초과 중대형이 그 밑 크기보다 상승폭이 훨씬 더 컸다. 9월 기준 작년 동기 대비 중형은 14.41%나 올라 전체 크기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그 다음으로 중대형(10.59%)과 대형(8.18%)이 많이 올랐다. 같은 시기 중소형은 6.12%, 소형은 4.11% 각각 오르는 데 그쳤다.
이런 흐름은 서울과는 완전히 다르다. 서울에선 9월 기준 최근 1년간 소형 아파트가 12.93%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중소형(12.35%)도 소형과 비슷한 수준으로 많이 뛰었다. 그 뒤로 중대형(10.15%), 중형(9.90%)이 따랐고, 대형이 7.35% 올라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이는 서울과 경기도·인천의 아파트 매매가격 차이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9월 기준 경기도 중형 아파트값은 5억2022만원, 중대형은 6억1344만원, 대형은 7억3239만원으로 서울의 소형(6억9515만원)이나 중소형(8억7835만원)보다 오히려 더 싸다. 서울 중형은 11억1150만원이나 하고, 중대형은 13억1812억원까지 올라간다. 서울은 중형 이상이 강력한 대출규제를 받는 9억원 이상이어서 주택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천은 경기도보다 더 싸다. 인천 중형은 4억5124만원, 중대형과 대형은 각각 4억6665만원, 6억793만원 수준이다. 서울에서 소형 아파트값이면 경기도나 인천에서 중대형을 살 수 있는 셈이다. 대출 규제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서울 외 지역에 집을 마련하면서 기왕이면 큰 주택형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중형 이상 크기 시세가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1인당 주거면적은 더 커지는 쪽으로 주거 트렌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도와 인천에 새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들의 중형 이상 선호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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