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유튜브 5시간 보면 끝나요 ㅠㅠ. 고작 5GB를 어디에 쓰나요?"

몸값을 낮춘 4만원대 5세대(5G) 통신 요금제. 통신업계의 고심이 여전히 깊다. 5G 데이터 제공량이 실제 소비자들의 5G 사용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유튜브 고화질 영상을 5시간만 보면 끝난다.

자칫 '싼게 비지떡'인 요금제로 전락할 수 있다. 4만원대 5G통신 요금제를 내놓은 KT를 시작으로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저렴한 가격의 5G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이다.

그런데 5G 요금제 데이터 사용량이 고작 5GB에 불과하다. 5G서비스를 제대로 즐길수 없을 뿐아니라 그럴 바에는 LTE 요금제를 그냥 쓰는데 낫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균 26GB 쓰는데 달랑 5GB 제공, 이걸로 뭘 하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5G 이용자들의 1인 평균 데이터 소비량은 26GB다.

8월 5G 무선 데이터 사용량은 22만5055TB(테라바이트)로, 5G 가입자는 865만8222명을 기록해처음으로 8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KT가 최근 선보인 월 4만5000원 요금제 '5G 세이브'의 데이터 제공량은 5GB에 그친다. 1인 평균 사용량의 5분의1 수준이다. 5GB를 모두 소비하면 400Kb㎰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지만, 5G는 속도 경쟁력이 핵심인 만큼 5G 요금제의 의미가 없어진다.

이 때문에 KT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도저도 못하고 고민만 깊어졌다.

KT가 중저가 5G 요금제 물꼬를 튼 만큼 타통신사도 동참할 가능성이 크지만,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G 요금제를 낮추라는 요구가 거셌던 상황이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유사한 요금제 출시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B 데이터로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요금제가 될 수 있을지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사실 시장 상품성만 본다면 회의적인 평가도 적지 않아서 KT 요금제의 시장 반응을 본 후에 (타 통신사의) 구체적인 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가 4만원대 5G 요금제 '5G 세이브'를 살펴보고 있다. [KT 제공]

▶4만원대 요금제는 '면피성?"

일각에선 통신사들의 4만원대 요금제가 자칫 '면피성' 요금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국민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 정부, 국회에서 5G 보편 요금제 출시 요구가 빗발쳤다. 특히 21대 국회 첫 국감에서도 5G 품질 논란과 고가 요금제가 집중 포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됐던 상황이다.

국감을 앞두고 통신업계에서 첫 4만원대 요금제가 등장한 것도 이같은 비난 화살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제품 출시 시점은 정무적인 판단도 고려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통신비 부담을 완화시키는데 효과가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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