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애플(미국)은 환호! 삼성(한국)은 홀대?”
갤럭시 스마트폰, 워치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 제품들이 일본 시장에서 그야말로 ‘고군분투’ 중이다. 일본인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홀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강대국인 미국 제품 선호 현상만 뚜렷하다.
삼성이 일본 업체들을 모두 제치고 글로벌 1위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아직도 일본인들의 머릿속엔 한국산 제품을 소니, 파나소닉의 아류작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 제품에서 일본 전자업체들은 삼성전자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기술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브랜드 모두 삼성이 압도적인 우위다.
이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은 애플을 비롯한 미국 제품과 자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만 지나칠 정도로 높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3위(지난해 기준)에 올랐다. 하지만 그건 갤럭시 스마트폰을 상대할 만한 일본 경쟁 제품이 일시적으로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점유율 자체가 없을 정도로 미미했다. 애플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급성장 중인 일본 스마트워치 시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은 물론 미국 브랜드 핏빗에 까지 밀리는 양상이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MM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일본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5위를 기록했다. 점유율로 보면 미미하다. 갤럭시워치를 앞세운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일본 시장 점유율은 3.3%에 불과했다.
1위는 48.6%의 점유율을 기록한 애플이다. 아이폰에 대한 일본인들의 선호도가 애플워치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 아이폰의 지난해 일본 시장 점유율은 47.4%에 달한다. 삼성은 9.1%다. 그것도 일본 현지업체들의 경쟁 신제품 부재에 반사이익을 본 수치다.
애플의 본고장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과 애플이 1, 2위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경쟁이 안 된다. 전 세계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 스마트폰이 이처럼 큰 격차를 보이는 곳이 일본이 거의 유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본 스마트워치 시장 2위도 애플과 같은 미국의 스마트워치 전문 브랜드 핏빗(20.8%)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7.2%)에 밀려 4위 안에도 들지 못했지만 일본 시장에선 유난히 강세를 보였다.
3위는 중국 화웨이(10.3%), 4위는 가민(6.8%)이다. 가민도 미합작 기업이다. 두 업체 모두 유독 일본 시장에선 삼성에 큰 폭으로 앞섰다.
일본 스마트워치 시장은 191만4000대(지난해 기준) 규모에 불과하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37.7% 오른 263만5000대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에는 300만대 이상, 2025년엔 5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MM종합연구소가 현지에서 실시한 스마트워치 인지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82%가 스마트워치를 알고 있다고 답한 만큼 향후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일본 시장에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일본인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홀대는 여전하다”면서 “글로벌 1위인 삼성 또한 예외가 아니다. 한국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많아, 스마트폰에도 삼성 대신 브랜드명(GALAXY, 갤럭시)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판’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삼성 브랜드 로고가 없다. 갤럭시S6부터 일본판 제품에서 사라졌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삼성 브랜드가 일본에서는 판매에 도움이 안 된다는 현지 통신사들의 요청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