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北포격 공포 아직도 생생”
시민들 북한군 ‘잔혹 사살’보도에 경악
“정부 감시 다하고 있다는데 대책 없어
”NSC·통일부 ‘엄중 항의’입장 미온적
정부차원 北에 강력한 항의 필요“ 지적
군인권센터, 유엔에 ‘남북 방문조사 요청’
북한군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A(47)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서 개탄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특히 10년 전 포격 사건을 겪은 연평도 주민들은 이번 사건으로 다시 불안감을 호소했다. 특히 이 섬 주민들은 특히 이씨가 자진 월북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평도에서 나고 자란 정모(65)씨는 “이런 상황이 저희 지역에서 발생해서 육지 사람들보다 저희가 받는 충격은 크다”며 “연평도 포격 당시 우리 집에 포탄이 떨어졌다. 직접 상황을 겪은 사람이라 북한 사람들은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연평도 주민 전부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은 2010년 11월 23일 발생했으며, 당시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 주민 2명과 군인 2명이 숨졌다.
특히 연평도 주민들은 A씨의 자진월북 가능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정씨는 “A씨는 전문가라고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자진 월북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조수를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떠내려간 지역은 저희도 가끔 낚시 가는 지역이다. 거기 물살이 엄청 세다. 웬만한 사람은 빠지면 그냥 죽는 곳”이라며 “그런 데에서 월북을 했다니, 현지에서 우리가 느끼기에는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잔혹하게 사살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강모(29)씨는 “이번 정권 사람들은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당시 7시간동안 뭐했냐고 묻던 사람들이다.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며 “그동안 정부가 겉으로는 ‘북한이랑 관계가 좋아졌다’고 했지만 실제 내실은 하나도 다져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대학생 김모(26)씨도 “(지난 23일)밤 12시인가 뉴스가 떴던데 처음에는 잘못 본 줄 알았다”며 “정부가 감시는 다 하고 있었다지 않느냐. 근데도 대책이 없었다. 안일한 대처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최모(29)씨는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이 지난 24일 “이번 사안은 9·19 군사합의의 세부 항목의 위반은 아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 “전시상 황에도 민간인 사살은 굉장히 예민한 일이고 범죄다. NSC의 입장 발표도 미온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일부의 입장 발표도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많다. 통일부는 지난 24일 북한군의 공무원 사살에 대해 “엄중히 항의한다”는 내용의 입장을 냈다. 접경 지역인 경기 포천에 사는 이모(27)씨는 “통일부에서 내놓은 입장문을 보면 규탄하고 항의한다고 썼지만 휴전선과 맞닿은 동네에 사는 저로써는 항의성 글이 아닌 더욱 강력한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유엔 서울사무소에 한국과 북한에 대한 긴급한 방문 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할 예정이다.
군인권센터는 성명서를 통해 “북한군이 제네바 제4협약‘ 및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69조를 위반해 희생자의 신체의 자유와 생명을 자의적으로 박탈한 사안에 관해 유엔 비사법적 약식·임의처형 특별보고관,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유엔 서울사무소에 한국과 북한에 대한 긴급한 방문 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이 사태의 본질은 북한군이 국제인권법과 국제인도법을 위반하여 재판도 없이 약식으로 민간인을 까닭 없이 사살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것”이라며 “어떠한 이유로도 군인이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함부로 살해하는 일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병국·박상현·주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