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별관 매입 265억 예상… 코로나19 민생예산 보다 중요한가 ‘논란’
시민단체·인천시의회, 우려의 목소리 밝혀… 불통·검증 없이 일방적 추진 주장
민선 7기 인천시의 ‘공론·소통·민생’ 퇴색
인천광역시가 지난 21일 청사 별관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개청 34주년을 맞아 열악한 청사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과 인천시민에게 편리하고 이로운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인천시는 최근 시청 앞 150m 거리에 새로 지어진 ‘구월 지웰시티 오피스’ 건물을 직접 사들여 별관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지난달 말 시행사(주식회사 신영)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내년 1월 중 매입협의와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하고 2월부터 입주할 계획이다.
예상 사업비는 약 265억원이다. 인천시는 같은 규모의 건물을 시가 직접 짓는 것보다 90억원이 절약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본청과도 가까워 시민이 편리하고 공직자들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시는 임시방편으로 지난 2015년부터 연수구 미추홀타워 일부를 임대해 33개 부서, 600여명의 공직자가 근무하는 별관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추홀타워 임대료로 쓰인 비용도 25억원에 달하는 등 경제적 손실과 행정 비효율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10개 층(5730㎡) 규모의 이 건물을 사용하게 되면, 미추홀타워에서 근무 중인 전 부서와 직원이 입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추홀타워에 있는 부서를 찾아가야 할 민원인이 본청으로 잘못 찾아오거나, 두 곳을 수차례 오고가야 하는 등 불편한 사례도 해결된다.
인천시는 민원인을 비롯한 시민의 불편과 공직자의 행정적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시의 청사 매입에 대한 반대 여론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인천시민들과 충분한 소통과 공론 없이 추진됐다며 청사 별관 매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인천시가 별관 매입을 위해 수백억원을 쓰는데 지역사회와 충분한 소통을 통한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인천시의 신청사 건립은 그동안 꾸준히 논의돼온 관심 사항이다.
인천시 서구 ‘루원시티 시청 이전을 비롯해 현 부지 신축, 인천시교육청사 이용에 따른 협의’ 등 다양한 논란이 이어져왔다. 때로는 신청사 건립 사항이 정치적으로 쟁점화 돼 합리적 논의가 어려울 정도로 정쟁으로 치닫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유정복 인천시장 시절 신청사 건립 방안으로 중앙공원내 신축, 교육청 부지내 신축, 시청운동장 부지내 신축 등의 3가지 안을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인천시는 최선의 신청사 건립을 위해 인천시의회, 학계,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분양의 전문가와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중대 사항인 만큼 심사숙고해 신청사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번 인천시의 청사 매입 발표는 그동안 신중하게 다룬 사항과는 달리 전문가 등 자문을 구하지 않고 진행한 것으로 의심을 사고 있다.
별관 매입 추진 과정이 철저하고 충분한 소통과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채 불통인 채로 추진됐다는 지적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몇년간 우여곡절이 많은 만큼 인천시 신청사 관련 계획은 지역사회와 충분한 협의와 소통,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인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별관 매입에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시는 청사 별관 매입과는 별개로, 루원복합청사 건립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발표한 ‘공공청사 균형재배치 계획’에 따라 루원복합청사에는 9개 기관 811명의 인원이 입주할 예정이다.
현재 루원복합청사 건립계획에 대한 (중앙)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후 필요한 절차를 거쳐 오는 2022년 4월 착공, 2024년 준공 예정이다.
시는 루원복합청사 건립과 함께 119안전체험관, 소상공인복합클러스터, 인천지방국세청 등을 유치해 ‘루원행정복합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루원복합청사 건립 계획과 함께 청사 마련과 관련한 전반적인 프로젝트를 다각적인 시각으로 좀 더 충분한 의견과 소통 등을 통해 재점검 해 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당장의 행정적 불편함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민생고와 언제 종식될 지 모르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시급한 현안 사항이기 때문이다.
어째든 신청사 건립을 시작으로 청사 확장 사안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어제 인천시가 수백억원을 들여 인근 오피스텔을 통째로 매입해 청사 별관으로 사용하겠다는 갑작스런 발표에 여론과 반응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사게 하고 있다.
인천시민들은 청사 별관 매입으로 인해 민생 예산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민선 7기 인천시가 늘 말해온 ‘공론·소통·민생’이 퇴색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소통과 여론을 걸쳐 실효성 있는 결과가 있으면 한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