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의 동시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독감 국가예방접종이 시행된 지난 8일 광주 남구 인구보건복지협회 광주전남지회 가족보건의원에서 한 모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의 동시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독감 국가예방접종이 시행된 지난 8일 광주 남구 인구보건복지협회 광주전남지회 가족보건의원에서 한 모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방역당국과 백신업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음에도 ‘전 국민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의료계는 전 국민 독감백신 접종 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논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18일 의료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독감 백신 생산량은 약 3000만명 분량이다. 이 가운데 1900만명 분량이 국가가 지원하는 무료 접종에 쓰인다.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소관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원안대로 의결하는 대신 독감백신 관련 논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어가기로 했다. 전 국민 독감백신 무료 접종에 대한 여야의 합의가 불발된 탓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전 국민 독감백신 무료 접종 관련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타당하지도 않다고 보고 있다.

백신업계는 올해 독감 백신 생산을 이미 끝냈다. 독감 백신 생산은 방식에 따라 적게는 3~4개월, 많게는 6개월 소요된다. 당장 추가 생산을 시작해도 적기에 공급할 수가 없다는 의미다.

더욱이 치료제가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논의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달리 독감은 ‘타미플루’ 등 치료제가 있다. 현재 정부는 1100만명 분량의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독감백신 생산이 끝났을 뿐만 아니라 독감의 기초 재생산지수(RO) 2~3으로 봤을 때도 지금 마련된 독감백신 물량(3000만 도즈) 이상을 확보해 전 국민에 접종했을 때의 의미가 크지 않다”며 “독감은 치료제가 없는 질병도 아니므로 100% 접종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재생산지수는 보통 감염병 환자 1명이 다른 사람한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감염력을 추정하는 개념으로 수치가 1이면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만 바이러스를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높을수록 전파력이 강한 셈이다.

엄 교수는 “현재 확보된 물량만으로도 대규모 유행은 막을 수 있다”며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벌어지고 있어 해외에서 독감 백신을 들여온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