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법인세+a’ 3종 세트 완성
中企 초과 유보소득에 14% 과세
투자·고용 안한 대기업에 촉진세
초대기업 법인세, 이미 최고세율로
“기업 전방위 증세 도넘어” 비판도
문재인 정부가 기업 규모별로 추가적으로 법인세를 부과하는 ‘법인세+α’ 3종 세트를 완성했다.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유보소득에 추가 과세를 하고, 초(超)대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16일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1일 국회에 제출한 세법개정안을 보면 내년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초과 유보소득 배당간주’ 과세가 신설된다.
오너 일가 지분율이 80%를 넘는 회사가 ‘초과 유보소득’을 갖고 있을 경우 이를 배당한 것으로 보고 미리 배당소득세 14%를 걷을 예정이다. 당기순이익의 50% 또는 전체 자본의 10%가 넘는 액수를 초과 유보소득으로 본다.
비상장이면서 가족회사가 과세 대상이다보니 중소기업이 주요 타깃층이 된다. 이러한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은 전체의 9%에 달할 것으로 중소기업중앙회는 파악하고 있다.
만약 올해 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A사가 30억원을 배당하고 70억원이 남았다면 ‘적정 유보소득(순이익의 50%인 50억원)’을 초과한 20억원은 주주에 배당한 것으로 간주돼 2억80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대기업을 상대로 한 유보소득 과세도 강화된다. 내년부터 당기 소득의 70%까지 투자, 고용 확대, 상생협력에 쓰지 않으면 투자·상생협력촉진세 20%를 내야 한다. 기존에는 소득의 65%만 쓰면 됐지만 이 기준을 5%포인트 올렸다.
올해 100억원을 벌어들인 A사가 투자, 고용 확대 등에 쓴 금액이 30억원이라면 의무 환류액(소득의 70%인 70억원)에 못미친 40억원의 20%인 8억원을 추가 법인세로 내야 한다.
투자촉진세의 과세 대상은 대기업이다. 구체적으로는 자기자본이 500억원을 넘거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소속 기업이다. 지난해 투자촉진세를 낸 기업은 969개다. 이미 문 정부는 지난 2018년 기업소득환류세를 투자촉진세로 개편하며 세율을 10%에서 20%로 높인 바 있다.
초대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도 문 정부의 작품이다. 문 정부는 2018년 3000억원 초과 구간의 과세표준을 신설, 법인세 최고세율을 24.5%에서 27.5%(지방세 포함)로 올렸다.
여기에 투자촉진세를 포함하면 법인세 최고세율은 30.5%까지 오르게 된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는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6개국 중 프랑스(32.0%), 포르투갈(31.5%)에 이어 세번째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무분별하게 늘린 복지에 필요한 돈을 거두기 위해 기업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증세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내유보금 과세는 과세구조가 복잡한데다 명목 법인세율을 건들이지 않아 손쉬운 증세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기업 옥죄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업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증세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유보금 과세는 투자 비효율만 이끌어내고 정책 효과도 달성하지 못하는 만큼 사라져야 하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녕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도울 수 있는 세제 인센티브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우리나라 법인세 수준은 국제 추세를 역행하는 측면이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같이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세율을 낮춘다면 기업과 세수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