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간의 갈등이 무역·외교·군사적 측면으로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 진출 방침을 철회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AmCham)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2%가 미·중 관계가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서도 중국 시장에 계속 머무를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상하이 미국상공회의소 회원사 14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대상 기업 중 26.9%는 미·중 무역 갈등 양상이 ‘무기한(indefinitely)’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6.9%에 비해 10%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불과 14%의 기업만이 미·중 갈등이 1년 안에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경제와의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을 외치며 중국에서 돌아오는 미 기업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겠다며 종용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 기업들의 의사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답한 200여개 제조업체 중 4% 정도만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답했고, 75% 이상의 기업은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14%는 일부 공장을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옮길 예정이며, 7%는 미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상하이 미국상공회의소는 대체 이전 장소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각광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중국 내 대다수 미국 기업은 고용을 줄일 계획이 없으며, 응답 기업의 3분의 2 이상은 현 인력 상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릴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29%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는 상관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인력 감축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컬 깁스 상하이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의 거대한 소비 시장을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며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양국 간의 긴장이 빨리 해소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