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편집장 “대만 방문한 미국 고위관리는 중국 입국 못해”
미 기업에는 “중국 본토 시장 잃을 것” 엄포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이 부쩍 대만과 외교·경제·군사적 관계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대만을 방문한 미 고위인사를 제재하는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9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총편집인인 후시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은 대만을 방문한 미국 고위 관리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이들은 중국에 입국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과 관련된 미국 기업 역시 ‘중국 본토 시장’을 잃게 될 것이라며 제재의 범위가 더 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만에 대한 훈수도 잊지 않았다. 후 편집인은 전날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의 기명칼럼에서 “미국이 대만에 안전보장을 해줄 것인가? 대답은 ‘아니오’”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은 미국의 손에 쥐어진 작은 체스알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매체로, 후 편집인은 사실상 중국 정부의 뜻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후 편집인의 발언은 지난달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논의를 위해 대만을 방문한 것을 의식한데 따른 것이다.
에이자 장관은 미국과 대만이 단교한 1979년 이후 대만 땅을 밟은 최고위급 관료이자,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관리의 대만 여행을 허가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뒤 대만을 찾은 첫 고위관리다.
에이자 장관은 방문 당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나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협력 관계를 논의한 것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지지 의사를 전했다.
가뜩이나 미국 구축함의 대만해협 항해와 무기 판매 승인 등으로 예민해진 중국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여기에 대만과 경제협력 대화를 위해 케이스 크라크 에너지환경부 차관이 연내 방문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는 등 미국과 대만이 경제적으로도 부쩍 가까워지는 것도 ‘하나의 중국’을 표명하는 중국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앞서 지난 5월 대만의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동시에 중국 화웨이와 관계를 끊은 것은 미국과 대만 간 관계 강화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런가하면 최근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화상 포럼에서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압력에 맞서 대만과 유대를 강화하고 지원하기 위해 상호 경제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중국 정책에 중요한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 “미국은 대만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압력과 위협에 맞서 대만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보란 듯이 대만 쪽으로 성큼 다가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