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제회의 앞두고 ‘중립’ 강조
“한미동맹, 동북아 평화ᆞ안보 근간”
中 향해서는 “전략적 파트너십 전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루마니아의 초청으로 참석한 공관장 회의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파트너십도 발전시키겠다”며 첨예한 미중 갈등 속에서 기본원칙을 재확인했다. ‘G2’ 갈등으로 약화된 다자주의에 대한 우려에는 UN 개혁과 중견국 역할 강화 등의 해법도 함께 제시했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8일(현지시간) 보그단 루치안 아우레스쿠 루마니아 외교장관의 초청으로 진행된 루마니아 재외공관장 화상회의 특별세션에 참석해 “(한미동맹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평화, 안보의 근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과 미국이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안보 분야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 장관은 “한국의 외교적 공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역량은 동아시아 외교에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국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중국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 장관이 미중 사이에서 중립 원칙을 다시 강조한 것은 미국의 반(反)중 연대 참여 압박과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방한 문제 등이 겹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시작으로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국제회의가 연이어 개최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을 수 있어 외교당국은 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강 장관은 미중 갈등으로 약화된 다자주의의 위기를 언급하며 “다자주의의 미래를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고민해야 한다.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UN 개혁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역할 강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과 루마니아 등 중견국이 국제사회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날 화상회의에는 루마니아 주재 92개국 대사와 총영사 등 150여 명의 공관장이 참석했다. 아시아 국가 외교장관이 루마니아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아우레스쿠 장관은 이날 강 장관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있어 한국의 정책과 방법에 큰 영감을 받았다”며 한국의 방역 상황을 평가했다. 강 장관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했다”면서도 “우리의 3T(개방성ᆞ투명성ᆞ혁신성) 역량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증가세 완화를 이루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