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등서 정보방송
규제·심의 피한 편법영업
문제시 책임은 보험사에
법개정 등 제도개선 시급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코로나19 여파로 보험업계가 대면영업에 제한을 받는 가운데 케이블TV 방송에서 보험대리점(GA)의 편법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보험판매시장에서 GA는 무법자나 다름없다. 현행 보험업법상 불완전판매 민원이나 책임은 모두 원수보험사의 몫이다. 거대한 설계사 조직으로 보험시장의 ‘공룡’으로 성장했음에도 책임은 면제받고 있다. GA에 불완전판매 책임을 부과하고 불건전 보험방송을 규제하는 보험업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케이블TV에서는 ‘보험 리모델링’, ‘무료 재무상담’ 등의 이름을 내건 보험정보방송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와 경기 악화 상황에서 보험료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대면이 어려운 보험 영업 상황이 맞물리면서다.
막상 상담을 받아보면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라고 유도하는 게 대부분이다. 중도 해지시 환급금 손해가 크고 의뢰자에 대한 진단 또한 정확하지 않아 민원이나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방송은 보험회사나 상품명이 노출되지 않는 비상품광고 성격이어서 생명·손해보험협회의 심의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중대질환(CI)보험과 같은 특정상품군 광고는 특정회사의 상품광고가 아니므로 보험사의 준법감시인 확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 광고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문제가 있어도 직접 제재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편법 영업으로 계약자에게 손해가 생기면 보험사가 1차적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영세한 모집조직의 배상 여력 부족으로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1977년 도입된 보험업법 제102조 때문이다.
현재 GA의 시장 내 지위는 당시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2016년 GA의 설계사수는 20만명을 넘어서며 생손보사 전체 설계사 수를 역전했고, 올해 6월 기준으로도 23만명을 넘어 생손보사(약 19만명)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보험사가 불완전판매 건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지만 수퍼갑이 된 GA에게 실제로 청구한 사례는 드문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와의 제휴관계, 영업 성과관리 등을 감안해 구상권 행사는 사실상 어렵다”면서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신뢰하락 등을 보험사가 떠맡으면서 GA는 판매자로서 책임의식이 결여되고 소비자 보호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업법령상 GA의 불건전 보험방송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금융당국이 케이블TV 출연 GA의 모집질서 위반여부를 검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GA의 규모와 성장에 비례한 책임을 지워 규제에서 보험사와의 형평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연말 정기국회에 주요 안건으로 상정되도록 감독당국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