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무역부문 구조조정 위해 해외 법인, 사무소 대거 폐쇄
조선업 장기 부진에 포스코 중국 후판 법인 매각
신흥국 신사업 및 무역 법인 정리 흐름 뚜렷
코로나19가 기업 사업 구조 개편 가속화
[헤럴드경제 정순식·김현일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요 기업들의 해외 부문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기업들이 수익성이 미진한 해외 지점과 사무소들의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진출한 주요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의 철수 흐름이 뚜렷하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효율화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본지가 2/4분기 반기보고서 등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무역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해 주요 해외 법인의 폐쇄를 결정했다. ㈜한화는 최근 철강, 식품 등 한계 사업들에 대한 정리를 확정했다. ㈜한화의 무역부문은 지난해 4분기 32억원 영업손실을 낸 후 올해 1분기 188억원, 2분기 63억원 등 적자를 지속 중이다. 이에 무역 부문의 유화 사업은 화약·방산 부문으로, 기계 사업은 기계 부문으로 통합키로 했다. ㈜한화는 무역 부문 일부 유휴 인력에 대한 희망퇴직에도 돌입했다. ㈜한화는 이 조치에 따라 무역 부문의 주요 해외 법인과 사무소의 폐쇄 작업을 진행한다. 남미의 유일한 법인이었던 한화인터내셔널페루를 폐쇄한다. 이어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대표사무소와 미얀마의 양곤대표사무소 또한 폐쇄키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사업 재편은 자체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이를 통해 회사 손익을 개선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미래 가치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상사 또한 해외 비즈니스 다변화를 위해 진행하던 시멘트 개발 사업의 매각을 단행했다. LG상사는 미얀마 시멘트 제조 공장 하이랜드시멘트 인터내셔널의 지분 51% 전량을 매각했다. 미얀마 시멘트 수요가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저수익 비핵심 자산의 정리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신흥 시장의 원자재 시장이 반등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이같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조선 업황 부진 장기화는 포스코의 다롄 법인 매각으로 이어졌다. 포스코는 최근 중국 다례의 ‘POSCO-CDPPC(China Dalian Plate Processing Center)’법인을 매각했다. 포스코 다롄 법인은 2011년 포스코가 해외에서는 최초로 준공한 후판 가공센터다. 포스코 다롄 법인은 포스코가 생산한 후판과 열연제품을 가공해 다롄시 보하이만의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다롄을 중심으로 한 보하이만 지역이 세계 조선산업과 관련 부품의 핵심기지로 도약할 것이란 기대감에서 출범했다. 실제 당시 보하이만에는 STX대련조선을 포함한 국내 조선사와 중국 3대 조선사 중 하나인 대련선박중공 등이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손실이 지속되자, 끝내 상반기 법인의 매각을 단행하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7월 이사회에서 모스크바 지사의 폐쇄를 결정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인택트 방식으로 전환해 고객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건설기계는 2008년 모스크바에 지사를 설립하고 러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한 뒤 적극적으로 영업을 확대해 온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의 코로나19 상황이 확산세를 보이자 비대면 방식의 영업을 강화키로 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악재로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나빠져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해외 사업부를 축소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추후 위기가 극복되었을 때 다시 해외 사업부를 재건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만큼 철수나 축소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