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대상 모호

자산가만 혜택

위험·기간 대비

수익률도 낮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판 뉴딜 금융지원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박준규·문재연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20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펀드’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갸우뚱’이다. 공공섹터와 금융사, 일반 개인이 모두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정교하지 않은 대목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구체적인 투자상품으로 설계하는 과정에서의 걸림돌을 지적한다. 부동산과 증시에 쏠린 유동성을 흡수하고 국민 자산을 불린다는 정책적 대목표를 달성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단 우려가 나온다.

▶투자 대상 깜깜이…가이드라인 구체화해야=정부가 밝힌 뉴딜펀드는 대부분이 내년부터 본격 가동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의 범주를 명확히하는 작업이 서둘러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뉴딜관련 사업, 기업군과 국외 투자까지 아우를 것인지 등이다.

뉴딜펀드는 현금흐름이 명확치 않아도 ‘미래 성장성’이 있다면 투자한다는 개념이다. 정부는 올해 초 마련한 ‘혁신성장 공동기준 매뉴얼’을 우선 투자를 위한 심사에 활용하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영역에서는 투자를 위한 충분한 조건이 아니라고 염려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정부가 말한 공동기준 매뉴얼은 혁신산업 영역의 단순 분류표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심사 과정은 반드시 필요한데 기준이 명확치 않은 상태서 진행되는 건 문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프라펀드, 접근성 낮아 =뉴딜 인프라펀드는 투자자 혜택이 핵심이다. 펀드의 배당소득에 대해선 9% 분리과세(투자금 2억원 한도 내)를 적용하고, 퇴직연금의 투자대상(민자사업 대상채권 한도)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혜택이 자산가에게만 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금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인프라펀드는 고위험인데다가, 20~30년 간 장기투자로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정부를 이를 의식해 정책자금을 브릿지 형태로 투입해 ‘출구전략’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은 최소 5~7년 가량은 묶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이 될만한 장기투자”라며 “투자위험을 떠나서 상품에 투자금이 출입하는 구조를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매력 떨어지는 기대수익 = 정부는 이날 뉴딜펀드의 목표수익률을 약 ‘1.5%+알파(α)’로 제시했다. 종전에 여당은 뉴딜펀드를 원금보장형, 연 3% 안팎의 수익률로 밝힌 바 있다. 실제 계획안에는 그보다 한발 후퇴한 수준이다. 모집과정에서의 수수료를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은 이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

자칫 뉴딜펀드가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기도 전에 테마형 상품 난립으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공모펀드 운용사들은 저마다 뉴딜 관련 공모펀드를 출시하겠다는 움직임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확하게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회수할지 등 세부적인 플랜이나 뉴딜 기업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수익률이 부동산으로 쏠린 자금을 가져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lu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