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제개편안 25일 국무회의 상정·시행 예정…사실상 확정

‘尹총장·대검 힘빼기에 집중, 일선 환경 고려 안돼’ 비판

중간간부 인사 이후 ‘줄사표’ 가능성도 감지돼

“본말 전도된 발상” 확정된 檢직제안에 커지는 불만…인사 이후 고민하는 검사들
20일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다음 주 단행될 중간간부 인사에 맞춰 시행 예정인 직제개편 확정안을 두고 일선 검사들은 ‘결국 우려했던 대로’라며 비판적인 반응이다. 그동안 쌓였던 내부 불만이 인사 이후 잇단 사의로 표출될 분위기도 감지된다.

21일 법무부에 따르면 확정된 직제개편 내용을 담은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은 전날 차관회의에서 가결돼 오는 25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부칙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를 수원지검으로 보내는 부분만 내년부터 시행되고, 나머지는 전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개편 절차 중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만 남겨 놓고 있어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이 직제에 맞춰 이르면 25일이나 26일 중간간부 등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직제개편안이 직접수사부서의 형사부 전환을 골자로, 대검찰청의 조직을 개편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대검의 기능 축소와 윤석열 검찰총장 힘빼기에 집중됐을 뿐, 일선 수사환경의 실제 변화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수도권 지역에 근무하는 한 형사부 검사는 “대검이란 조직은 일선 검찰청의 업무를 지원하는 곳인데, 일선의 업무 변화에 대한 검토가 없는 상태에서 대검부터 바꾼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며 “본말이 전도된 발상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무부가 수사권 조정에 따른 업무변화 대응을 이번 직제개편의 이유로 들었는데 개정법 하에서 일선 검찰청의 실무가 어떻게 변화하고 법에 적응할지에 대해 먼저 판단하고, 그에 따라 대검의 직제변경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번 개편으로 일선의 차장검사급 직위인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공공수사정책관, 과학수사기획관, 반부패·선임연구관이 폐지된다.

검사들 대부분이 형사부와 공판부 강화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는데도, 정작 초점이 특수수사부서 적대시에 맞춰져 형사·공판부의 실질적 강화에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선의 한 검사장은 “형사부와 공판부 강화를 위한 노력과 조정은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직접수사를 담당했던 특수나 공안을 무조건 ‘나쁘다’고 몰아서 없애려만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특수 검사인 사람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결국 시행이 예정된 직제개편안의 검찰 의견 수렴과 검토 절차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거세다. 지난 11일 처음 대검에 관련 의견조회를 요청한 뒤 불과 며칠 만에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14일 두 번째 의견조회 요청에선 18일까지 의견을 달라고 했는데, 15~17일이 연휴였던 점을 감안하면 수정안에 대한 대검의 검토 시간은 거의 없던 셈이다.

검찰 내부에 쌓이고 있는 불만이 결국 중간간부 인사 이후 터져나올 것이란 기류가 흐른다. 인사 결과에 따라 줄사표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검사들 사이에선, 사직만으로 갈등이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수선하더라도 검찰에 남아 힘을 보태야 한다는 공감대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