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해리스, 불분명한 정체성이 약점”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결정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 의원이 오는 11월 대선 때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득표전에 미칠 영향을 놓고 여러 평가·관측이 나온다.

라틴계와 인도계 부모를 둔 첫 혼혈 흑인 여성의 부통령 후보 탄생에 쏠린 관심이 매우 높지만 ‘해리스 카드’가 실제로 얼마나 파괴력을 지닐지를 놓고 약점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2일(현지시간) 최초의 흑인 여성 후보라는 역사적 상징성이 강점으로 작용하며 흑인과 여성 지지층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2016년 대선의 경우 펜실베이니아주의 전체 투표자 중 흑인 비중이 10%로 흑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출마한 2012년 13%보다 떨어지는 등 경합주의 흑인 투표참여자 비율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해리스 의원의 만만찮은 토론 실력도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검사 출신의 그는 의회 내 각종 청문회 등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거나 주도하는 능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대선 주자 시절이던 지난해 민주당 1차 TV토론회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과거 인종차별적 정책 논란을 제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해리스 의원은 선거가도에서 ‘위험성이 낮은 후보’로 분류된다.

특히 바이든 전 부통령처럼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후보의 경우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고 상황을 관리하는 게 중요한데, 해리스 의원은 2004년부터 선출직을 맡아 언론과 정적의 꾸준한 검증을 받는 등 저위험 후보라는 요건에 걸맞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출마했다 저조한 지지율로 작년 12월 중도 포기할 정도로 별다른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흑인 지지율로만 보더라도 그동안 해리스 의원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훨씬 더 높았다는 점에서 해리스의 흑인표 추가 견인력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정책 노선 면에서도 분명한 중도파인 바이든과 달리 해리스 의원은 중도와 진보 사이에서 어디에 서 있는지 의문이 있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검사 재직 시절 지나치게 가혹한 태도를 보이고 경찰의 인종차별적 과잉 진압 문제에 충분히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일례로 해리스 의원은 2015년 경찰관이 연루된 총격 사건 조사를 하도록 하는 법안에 반대하기도 했다.

더힐은 “해리스는 경선 기간 좌파 운동가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며 “이들은 그녀의 과거 경력, 특히 검사 재직시절 기록이 해리스 의원이 지금 제시하려는 것에 비해 훨씬 덜 진보적이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