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주요 수사 고려
조남관 대검 차장·심재철 검찰국장…尹 견제
대검 참모들은 6개월 만에 또다시 대거 물갈이
‘이성윤 라인’ 검사들 줄줄이 검사장 승진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검찰 내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됐다. 7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는 이 지검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을 더 빼고 견제하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날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11일자로 단행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올해 초 취임 직후 단행한 첫번째 인사에 이어 6개월 만이다.
검찰 안팎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서울중앙지검장은 이성윤 현 지검장이 계속 자리를 지키게 됐다. 중앙지검의 주요 수사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앙지검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수사정보 유출 의혹에 대한 고발 사건, 청와대 하명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다수 사건을 수사 중이다. 최근 ‘검언유착 의혹’ 관련 MBC 보도에 여권 인사들이 개입했다는 ‘권언유착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검찰총장을 대리하는 대검찰청 차장검사(고검장급)에는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이 승진 발탁됐다. 조남관 신임 대검 차장은 이성윤 중앙지검장과 함께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을 형성하게 됐다.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기용됐다.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검찰국장에 심 검사장을 기용한 것은 윤 총장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 보인다. 심 검사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임명된 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감찰무마 의혹 사건에서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반면 윤 총장을 보좌할 대검 참모라인은 6개월 만에 또 다시 대거 교체되면서 ‘윤석열 힘빼기’가 심화됐다. 대검 차장 및 부장 5자리 등 총 6자리가 새로 바뀌게 됐다. 대검 참모진 중 이정수 기획조정부장과 외부개방직 인사인 한동수 감찰부장, 공석인 인권부장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된 셈이다. 특히 대검 부장 5자리는 모두 새로 검사장으로 승진하는 인물들이 자리를 채우게 됐다. 신성식 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이종근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가 형사부장으로 검사장 승진 이동한다. 또 이정현 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공공수사부장, 고경순 서부지검 차장검사가 공판송무부장, 이철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이 과학수사부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이들 5명을 포함해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 이동하는 김지용 수원지검 차장검사 등 총 6명이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이 됐다. 이성윤 지검장 측근이 대거 약진했다.
하지만 기존에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던 인물들은 사실상 좌천되거나 승진하지 못했다.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자리로 밀려나게 됐다. 문 지검장은 지난 2월 대검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윤 총장의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지시를 따르지 않은 이성윤 지검장을 공개 비판한 인물이다.
김영대 고검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고검장에는 조상철 수원고검장이 발탁됐다. 서울고검장은 대검찰청 차장검사, 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또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최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 각 고검장에게 분산하도록 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해 이번 인사에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