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46억주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행사

부코핀, 220억주 추가 사모발행 검토

액면가 100~130루피아 전망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발행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부코핀은행의 지분율을 67%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보소와그룹의 지분을 국민은행이 인수하는 방법도 고려됐으나 협상이 여의치 않자 신주 발행·인수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KB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부코핀이 두 차례 발행할 신주를 사들이는 형태로 지분을 최대 67%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6일 열린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추가 지분인수를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구체적인 안으로는 부코핀은행이 신주발행한 46억 6076만 주(총 8388억 루피아·약 690억 원)에 대한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당 180루피아(약 14.69원)에 사들이고, 사모발행한 222억 주를 사들이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인도네시아금융감독청(OJK)은 지난달 부코핀은행에 대한 신주 주주할당 발행을 최종 승인했다. 부코핀 은행은 이에 따라 지난 7월 13일 주당 180루피아에 총 46억 6076만주 발행하기로 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최대 주주인 보소와그룹과 상의해 다른 주주들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국민은행의 지분율은 기존 22%에서 37.6%로, 보소와그룹의 지분은 23.34%에서 23.36%로 높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주주할당 발행이 마무리되면 부코핀은행은 추가적으로 222억 4635만 9474주 규모로 신주인수권이 없는 B클래스 주식을 사모발행(private placement)하는 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이 추가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확실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액면가는 100~130(8.16원~10.61원) 선에서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코핀은행은 이같은 안을 오는 8월 25일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결의할 계획이다. 다만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자본시장법상 일정한 절차가 완료된 이후에야 매각 가격을 공개할 수 있다”며 “추가적인 부실은행 인수없이 경영권 승인절차를 간소화해 8월말 부코핀은행 지분을 67%까지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지분인수 가격을 두고 협상에 어려움이 예상됐다. 부코핀은행의 1대 주주인 보소와그룹이 최소 주당 190루피아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보소와 등 현지에서 “당초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에서 새로 발행한 주식과 구주를 매입하는 안을 원했으나 사모발행으로 입장을 우회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도네시아 전체 경제가 흔들리면서 부코핀은행 주가뿐만 아니라 보소와그룹의 경영도 어려워지자 국민은행이 협상에서의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8년 말 주당 380 루피아였던 부코핀은행의 주가는 20일 주당 181루피아에 마감했다. 부코핀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5.39%로, 0.37%인 국민은행보다 14배 가량 높다.

한편, 부코핀은행과 OJK 측은 국민은행의 지분인수 소식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최근 발생한 이른바 ‘뱅크런’ 징후를 진압하고 있는 분위기다. 부코핀은행은 지난 17일과 이날 두 차례 현지 기자들과 접촉해 국민은행의 지분인수 소식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000만 명에 이르는 동남아시아 최대국가로, 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전역에 412개 지점 밑 835개 ATM기 등의 영업네트워크를 보유한 중형 규모의 은행이다. 부코핀은행은 연금대출과 조합원 대출 등으로 안정적인 시장지위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