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발표 2020년 경제정책방향과도 유사

“규제개선 통해 민간의 움직임 끌어내야”

〈자료: 기획재정부.
〈자료: 기획재정부.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디지털뉴딜에 2025년까지 58조2000억원(국비 44조8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90만3000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지했지만 기존 사업들을 짜집기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전문가들은 재정 투입에만 초점을 맞춘 것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규제개선은 빠졌다고 지적한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한국판 뉴딜’ 보고대회에서 ‘디지털 뉴딜’ 종합계획을 공개했다. 2022년까지 전국 초·중·고교 전체 교실에 고성능 와이파이를 100% 구축하고 공공데이터 14만2000개를 전면 개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여기에 제조·의료·바이오 등 분야별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원격 의료’ 관련 내용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의료계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비대면 의료’ 제도화를 추진하되 상급병원 쏠림 등 의료계 우려에 대한 보완 장치를 마련하겠다고만 밝혔다.

이로써 정부가 그동안 꾸준히 강조한 혁신성장인 ‘DNA(디지털·네트워크·인공지능)’ 생태계 구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이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도 이번 종합계획과 비슷한 데이터 구축·활용, 5G 투자세액 공제, AI 활용 등이 대책이 담겼다.

문화·체육·관광 등 실감 콘텐츠(195개 제작)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디지털 실감 영상관 등을 통해 진행하고 있던 사업이다. 교원 노후 PC·노트북 20만대 교체나 호흡기전담클리닉 1000개 설치 등 디지털 혁신이란 취지와 동떨어진 사업들도 포함됐다.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부문에서도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C-ITS) 구축이나 디지털 트윈(현실과 동일한 가상세계), 상하수도 스마트 관리체계 구축 등도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들의 규모를 늘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뉴딜이 경기 부양책에 불과, 핵심인 민간의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규제개선에 대한 내용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법·제도 등의 개선을 결합해야 민간 부문이 실제로 움직인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단순 재정 투입에 그쳐 장기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판 뉴딜은 대부분 기존 사업을 그냥 나열만 한 형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25년까지의 장기적인 계획으로 구성됐는데, 실제로는 재정 보조 사업의 성격이 커서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날지는 자신하기 어렵다”면서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의미 있는 경제 변화를 만들려면 규제 개혁을 통해 민간의 움직임을 끌어낼 수 있는 사업과 결합한 형태로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