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위원장, 20일 임시 대의원대회 추진…추인 쉽지 않을 듯

대의원 대회 개최 여부 불투명 지적도…“마냥 기다릴 상황 아냐”

“코로나19 장기화…제도개선 이행점검 등 후속논의 착수해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노정위원회의 사회적 합의 이후 22년 만에 양대노총이 참여하는 노사정 대타협이 민주노총에 발목 잡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위기 극복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중앙집행위원회가 열리는 가운데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 등의 항의로 회의가 미뤄지고 있다. [연합]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중앙집행위원회가 열리는 가운데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 등의 항의로 회의가 미뤄지고 있다. [연합]

6일 노동계에 따르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는 20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규약상 대의원대회는 조합원 총회 다음가는 의결 기구로,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소집할 수 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먼저 제안한 김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안을 대의원대회에 부치기로 한 것은 자신의 거취를 걸고 합의안을 살리기 위한 최후의 승부수로 보인다. 동시에 민주노총이 ‘대기업·고임금 노조’, 투쟁 일변도 조직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회 변화에 발맞춰 대화와 연대, 투쟁을 병행하는 유연한 조직으로 재탄생하는지 여부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하지만 노사정 합의안이 대의원 대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노동계 안팎의 시각이다. 민주노총은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놓고 결론을 내지 못한 바 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을 지지했던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인 전국회의도 노사정 합의안 폐기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반대에 동참할 정도로 상황이 불리하다. 전국회의는 ‘위기 상황에서 해고금지’가 노사정 대화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으나 잠정 합의문에 해고금지가 담기지 않았기에 더는 노사정 대화와 합의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핵심 요구로 삼았던 해고금지,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상병수당 도입에 대한 내용이 잠정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재벌책임론·역할론 등은 제대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하루하루가 급한 마당에 민주노총의 내부사정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수고용직종사자(특고)·프리랜서 등 취약계층 노동자뿐 아니라 무급·유급 휴직에 들어간 상용직 노동자도 상당수다.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된 상용직 노동자, 제조업 등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민주노총이 개최하기로 한 임시 대의원대회는 아직 2주일 가량이나 남았다. 당초 6월 말을 목표로 한 노사정 합의가 이미 상당히 지체된 상황에서 정부가 노사정 대화에 참여한 경영계, 한국노총 등에게 민주노총의 내부의견이 모아질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설득할 명분도 약하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는 개최 자체가 확실하지 않고, 민주노총과의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마냥 기다리다가는 위기 극복의 골든타임을 놓칠까 우려된다”며 “노사정 합의안 결과를 빠른 시일 내에 정책 및 제도 개선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경사노위를 통해 사회적 대화를 이어가면서 후속논의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중집의 추인을 얻는데 실패한 이번 노사정 합의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비정규직·알바·일용직·영세사업장 등 노조 없는 취약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꽤 있다”며 “이번 일로 민주노총이 사회적 문제를 함께 책임 있게 논의하고 이행해 나가는 주체로서 불신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