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제보실천운동 30일 광화문서 기자회견
“김영수 전 소령, 권익위 신고했다 수사받아”
“압수수색에 사생활·통신 비밀 심각한 침해”
안보사 “국방부의 수사 의뢰로 수사 진행중”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지난 2016년 대북확성기 비리를 제보한 사람이 군 당국으로부터 부당한 수사를 받고 있다며 시민단체가 규탄하고 나섰다. 군 당국은 "군사기밀 유출 의혹이 있다"며 수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시민단체 '내부제보실천운동'은 30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군납비리 공익제보(대북확성기 납품비리사건) 관련 국가기밀보호법 위반 보복성 수사에 대한 내부제보실천운동 입장발표'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연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30여명의 내부 제보자와 각계 원로, 시민 등의 참여로 결성된 시민단체로 사회 반부패 활동을 지향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이날 "2016년 당시 정부에서 144억원을 들여 민간업체로부터 대북확성기 30대를 구매한 바 있다"며 "그러나 성능평가 조건을 조작하고 단가를 부풀리는 등 여러 비리가 확인돼 김영수 전 해군소령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그러나 군 당국의 미온적 태도로 현재 해당 비리의 국고 환수가 불가해졌다"며 "심지어 최근에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부터 신고서 내용 중 군사기밀이 포함돼 있다며 제보자에 대한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단체는 "이 과정에서 제보자의 메일함과 문자, 클라우드 계정까지 압수수색되는 등 사생활 및 통신 비밀이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고서에 포함된 문서가 비록 국방부에서 비밀로 표시했지만 이미 언론에 공개된 문건"이라며 "국가안전보장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보복성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복성 수사로서 제보자의 제보 행위를 제한하고 탄압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측은 이와 관련, "국방부가 권익위에 제출된 신고서류 중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문건이 있어 수사가 필요하다며 안보지원사에 수사 의뢰를 했다"며 "안보지원사의 수사는 국방부의 수사 의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북확성기 비리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브로커와 업자 등은 지난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31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음향기기 제조업체 인터엠 대표 조모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도 함께 확정했다.
브로커인 차모 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되는 등 사건 연루자 10명 모두에게 원심에서 선고한 집행유예와 실형 등이 유지됐다.
인터엠 대표 조모 씨는 지난 26일 유령회사를 설립해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며 사업을 따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대북확성기 사업은 2015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이후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사업자로 선정된 인터엠은 2016년 말 확성기 40대를 군에 공급했으나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입찰 비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감사원의 요청을 받은 검찰은 수사 결과 브로커·업체·군 간의 유착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인터엠의 확성기는 군이 요구하는 '가청거리 10㎞'에 미달하는 '불량품'으로 조사됐다.
조씨 등 인터엠 임직원들은 2015년 11월∼2016년 4월 브로커 차씨 등을 통해 대북 확성기 입찰 정보를 입수했고, 자사에 유리한 사항이 평가 기준에 반영되도록 하는 수법으로 166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 등은 사업 진행 과정에서 대북 확성기의 주요 부품이 국산인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거나 허위 원산지 증명서를 제출했고, 회사자금 등 30억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1·2심 재판부는 "대북확성기 사업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국가 안보와 연관돼 있어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임에도, 사업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그에 맞춰 유리한 제안 요청서를 작성해 공정한 경쟁을 불가능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 등이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