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미10라이트 대리점 출시 않기로…온라인몰만 판매
국내 제조사 견제 및 국내 수요 미미한 탓
미10라이트 20만대 판매 목표도 ‘비상등’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중국판’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 5세대(5G)스마트폰의 국내 이동통신사 진출이 결국 무산됐다. 샤오미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이통사 매장에서의 제품 판매가 좌초됐다.
이동통신3사는 샤오미 중저가 5G 스마트폰 미(Mi)10 라이트를 자사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중국산 스마트폰의 낮은 신뢰도와 국내 제조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여, 샤오미폰의 구매 유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오랜 논의 끝에 샤오미 제품을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도 “샤오미 측과 아직 논의 중에 있지만, 대리점에서의 판매는 사실상 어렵다”면서 “백지화하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10 라이트는 지난달 출시된 홍미노트9S와 마찬가지로 통신사 온라인 쇼핑몰과 직영몰에서만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는 당초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이통사 매장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그래야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미10 라이트를 6월 내 오프라인 대리점 및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출시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외산업체들의 무덤’ 한국 이동통신시장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스티븐 왕(Steven Wang)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은 “한국 시장은 이통사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채널 진입 여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며 올해 이통3사 진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결국 이통사 매장 진출이 불발, 미10라이트 판매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샤오미 총판인 한국테크놀로지는 올해 홍미노트9과 미10라이트를 각각 10만대와 20만대 이상 판매할 것이라 자신해 왔다. 미10라이트의 초도 매출만 120억 이상을 내다봤다. 그러나 국내 스마트폰 시장 특성상 오프라인 대리점을 통하지 않으면 실적 확대가 쉽지 않다.
미10 라이트는 샤오미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미10'의 보급형 모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 두 달 만에 100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이다. 출고가는 40만원 대로 가성비 최강의 5G스마트폰이다
6.57인치 디스플레이에 스냅드래곤 765G 칩셋, 4160mAh 배터리와 후면에 4800만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폰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중국산 폰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지 않다”면서 “삼성·LG전자와 애플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이통사들이 샤오미폰을 받기에는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시장에서는 외면받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샤오미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2015년 2.8%에 불과했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해마다 상승, 지난해 8.2%를 기록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와 함께 빅3~4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2월에는 전 세계 600만대를 출하, 화웨이를 제치고 글로벌 3위 업체로 올라섰다. 인도 시장에선 삼성전자까지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샤오미가 밝힌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920만대. 코로나19로 글로벌 업체들의 출하량이 모두 하락한 데 반해 샤오미는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