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조건 까다롭고
자금조달도 난항중
금융위도 “매력없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달 공식 출범했지만 지원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자금조달 방안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산하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이날 5차 회의를 열어 지원 신청 접수 공고 및 채권 발행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이달 중 첫 지원 기업을 선정해 자금 집행까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일정을 정했으나 미뤄지는 분위기다.
당장 지원 기준에 맞는 기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원대상은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으로서 ▷항공·해운업 및 국가경제·고용·안보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 중 관계부처의 협의로 결정하는 업종 ▷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수 300명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당장 자금 지원이 시급한 쌍용차나 아시아나항공 등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산은의 판단이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투자 등 자구 노력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의 타격이 크기는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으로 매각해 기업을 정상화하려는 계획이 꼬여, 기금 투여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저비용 항공사(LCC)는 기안기금이 아닌 135조원 민생금융안정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기로 가닥이 잡혔다.
지원 기준에 맞더라도 요구조건들이 까다로워 기업들도 신청을 주저한다. 기금 지원을 받으면 고용을 90% 이상 유지해야 하고, 임직원 연봉이 동결되며 배당도 할 수 없다. 지원액의 최소 10%는 주식연계증권으로 인수되는데 추후 정부가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용 유지 등 여러 조건이 붙어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인정했다.
해운업 역시 HMM(옛 현대상선) 등이 대상으로 꼽히지만 정부의 해운업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조건이 더 좋아 신청 대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일단 기안기금은 기간산업 협력업체에 운영자금을 대출하는 5조원 규모 특수목적법인(SPV)에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업의 자산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자산관리공사(캠코)의 프로그램에도 출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