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움직이는 로펌들 ④
조세분야 강자 법무법인 율촌
법무법인 율촌은 국내 5대 로펌 중에서도 조세 분야 강자로 꼽히며 확고한 전문영역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광장이 1970년대에 출발했고, 법무법인 태평양과 세종이 1980년대 초반에 설립된 점을 감안하면 1997년에 법인을 세운 율촌은 후발 주자인데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변호사 6명에서 시작한 율촌은 이제 850명의 식구를 거느리고 연 매출도 수천억 원에 달하는 큰 기업이 됐다.
율촌은 우리나라 조세 전문 변호사 1세대인 우창록(67·사법연수원 6기) 변호사가 창립했다. 1300억원대 조세 소송 중이던 현대그룹이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나와 개인 사무소를 연 우 변호사를 믿고 사건을 그대로 맡겨 4년만에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아낸 일화는 유명하다. 국내 조세법 대가인 소순무(69·10기) 변호사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뒤 율촌에서 이름을 알렸다. 소 변호사는 그동안 쌓은 조세사건 경험을 살려 최근 ‘세금을 다시 생각하다’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조세 분야 대표주자였던 율촌은 전환기를 맞고 있다. 설립자인 우 변호사가 명예회장으로 실질적인 운영에서 손을 뗐고, 추대형식으로 선임된 윤용섭(65·10기), 강석훈(57·19기), 윤희웅(55·21기) 변호사가 공동 대표를 맡아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설립 20주년을 맞은 2017년에는 서울 강남 섬유센터를 벗어나 역삼 파르나스타워로 사옥을 이전했다. 구성원이 늘면서 업무분야도 다양해졌다.
2015년 STX 회생 사건은 율촌이 비(非)조세 업무에서 성과를 냈던 대표적인 사례다. 선박 사업 특성상 회생 여부에 따라 수많은 협력사들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일반 채권자를 출자전환을 통해 기업 회생 절차에 동참하게 한 최초의 사례로도 꼽힌다. 이후 이 사건은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전체 채권자가 함께 고통을 분담해 회사를 살리는 좋은 성공 모델이 됐다.
지난 4월에는 효성그룹을 대리해 생산직 근로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정기상여금의 경우 재직자에게만 지급했다면 통상임금 산정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2조3000억원 규모의 푸르덴셜 그룹 주식 매각 거래 자문도 율촌이 수행했다.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사건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푸르덴셜 그룹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인 한국푸르덴셜 생명보험 주식을 KB금융지주에 매각했다. 국내 보험사를 소유할 수 있는 대주주 자격을 제한하는 보험법 규제가 얽혀있는 까다로운 사건이었다. 올해 신사업 분야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타다’ 사건에서도 변호를 맡았다. 율촌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 타다 서비스는 콜택시 서비스와 다르고, 운전기사가 포함된 렌터카 서비스라는 법리를 관철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이끌었다.
윤용섭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1999년 율촌에 합류했다. 2014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변호를 맡아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고, 2016년 한화케미칼이 낸 3000억원대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행보증금 사건을 맡아 보증금 전부를 몰취하는 게 부당하다는 결론을 받아냈다. 강석훈 대표 역시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장을 지낸 전문가다. 행정자치부 지방세예규 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세 외에 상속·증여 분야도 주 업무로 삼고 있다. 변호사 경력이 29년째인 윤희웅 대표는 2001년에 율촌에 합류했다. 기업법무 및 금융, 증권, 국제자본시장 분야 전문가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스타트업 자문위원, 법무부 기업환경 개선위원을 지냈고 금융감독원 자체규제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좌영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