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조881억원 집행…남은 약 3조 2분기 쏟아부어야
-이통업계 “현실적으로 불가능” 토로
-과징금, M&A, 주파수 재할당 등 '산적'…정부 눈치만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코로나19로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넣기 위해, 올초 정부와 통신사가 공언했던 '상반기 4조 조기 투자' 계획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사실상 정부가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통사들의 투자 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1분기 투자금액을 제외한 약 3조원을 집중적으로 쏟아 부어야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설비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역대급 과징금과 인수합병(M&A), 주파수 재할당 등 굵직한 이슈가 산적하다. 이통사들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설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올 1분기에 지출한 설비투자(CAPEX)는 총 1조881억원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분기 3313억원에서 올해 3066억원으로 약 7.5% 줄었다. KT는 5521억원에서 4069억원으로 약 26% 줄었다. LG유플러스만 2768억원에서 3746억원으로 약 35% 늘었다.
상반기 조기 투자 계획 '4조원'을 채우기 위해, 남은 2분기 동안 이통3사가 쏟아 부어야하는 돈이 무려 3조원에 달한다.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할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설비 구축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세대(5G) 통신 기지국을 건물이나 지하에 집중적으로 설치하는 '인빌딩' 작업이 예정돼 있었지만 건물 진입 자체가 통제돼 구축이 쉽지 않다"며 "추가 설비투자는 물론이고, 당초 계획했던 설비투자도 실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막대한 비용 지출이 필요한 굵직한 변수들이 줄줄이 산적한 점도 이통업계에게는 부담이다.
당장, 5G 불법 보조금과 관련해 700억~800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과징금이 예고되면서 업계가 더욱 움츠러들었다. 당초 업계에서는 시장 침체 상황을 고려해,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징금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시장 조사 결과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도입 후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추가 인수합병(M&A) 시간표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HCN을 비롯해 딜라이브, CMB가 잇따라 매각에 착수하면서, 통신3사는 경쟁사의 행보에 따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총알'을 아껴야 한다. 최대 3조원의 '비용 전쟁'이 예상되는 주파수 재할당 작업까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통사들은 비용 속도조절이 필수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쪽(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투자를 독려하고 또다른 한쪽(방통위)은 과징금 부과를 앞두고 있어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5G 속도 측정과 같은 민감한 이슈도 앞두고 있어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눈치만 살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