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대출 만기 900억 연장 불투명

인재개발원·물류센터 등 4곳 거론

부지 매각만으로 운영자금 한계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 ‘산 넘어 산’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사실상 지배권 포기 선언을 한 가운데 쌍용차의 단기 유동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연합]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사실상 지배권 포기 선언을 한 가운데 쌍용차의 단기 유동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연합]

쌍용자동차가 비핵심자산의 추가 매각을 검토한다.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에 이어 대출 만기 연장마저 불투명해지면서 단기유동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 고위관계자는 앞서 매각한 부산물류센터와 서울서비스센터의 잔금이 들어오는 이달 말께 내부 논의를 거쳐 추가적인 자산 매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여러 차례 물망에 올랐던 인재개발원을 비롯해 광주정비센터와 천안물류센터, 영동물류센터가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는 선택과 집중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마힌드라)가 사실상 지배권 포기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부와 채권단마저 손을 뗄 가능성이 커져서다.

이 관계자는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더라도 투자를 하지 못하면 2022년 이후 출시하는 신차를 장담할 수 없다”며 “기안기금이든 채무든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동시에 비핵심자산의 매각을 통해 중장기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핵심자산 매각은 앞서 서울서비스센터를 3년 임대 조건으로 매각하는 ‘세일즈 앤드 리스백(Sales&Lease Back)’을 도입한 것처럼 다양한 방식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임차료와 판매관리비 상승을 최소화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까지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서비스센터와 달리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데다 경기 침체에 따른 상업 부동산 시장이 위축한 영향도 크다. 자칫 자산 확보보다 미래 성장동력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부지 매각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정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급여 총액을 줄이는 것 역시 단기 유동성 확보에 효과적이라는 계산이다.

실제 쌍용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평균 급여액은 기아차 수준인 8600만원이었다. 연간급여 총액은 4222억6300만원이었다.

쌍용차는 현재 내달 6일(700억원)과 19일(200억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빌린 대출에 대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기안기금 지원 여부가 결정된 이후인 이달 말 예정됐던 만기 연장 신청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시중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 기업 대출의 만기를 잇달아 연장하는 분위기지만, 쌍용차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내수 판매 회복세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유럽 수출이 여전히 부진한 데다 유동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서다.

현재 쌍용차가 갚아야 할 차입금은 400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이 빌려준 돈만 1900억원이다.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을 연장한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이 문제다.

정부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산은 등 채권단마저 손을 떼면 쌍용차는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 회생절차(법정관리)나 청산은 그 이후 얘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더라도 중장기 성장동력을 위한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2022년 이후 신차 출시마저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라인업을 줄이고 완성도를 높여 틈새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