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경-텔서치, 302개사 설문조사

“부정적” 포함땐 92.4% 회의적

“긍정적·적극계획”은 14곳 그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적극적인 리쇼어링(Reshoring·유턴) 추진 의지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 10곳 중 8곳 이상이 리쇼어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쇼어링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조 기업을 다시 국내로 돌아오도록 하는 정책을 말한다.

19일 헤럴드경제가 여론조사기관 텔서치와 공동으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주요 제조 및 유통기업 302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국내 리쇼어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전체의 84.1%인 302곳 중 254곳이 “전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4·5면

이어 대체로 “부정적이다”는 응답 또한 25곳(8.3%)에 달해, 전체 응답 기업의 92.4%가 국내 유턴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체로 긍정적이다”는 응답은 12곳(4%)에 불과했으며, “적극 계획 중이다”라는 응답은 단 두 곳에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공급망(서플라이체인) 시스템에 큰 변화가 예고되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리쇼어링 정책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유턴 계획에 부정적인 답변 이유에 대해 278개 기업(복수응답 포함) 중 179개(45.1%) 기업은 ‘해외 시장 확대 필요성’을 꼽았으며, 143개(37.7%) 기업은 ‘국내 고임금 부담’을 지적했다. 또 53곳(13.9%)은 ‘국내 노동시장 경직성’을 이유로 답했다. 이밖에 ‘낮은 세제 혜택’을 지적한 기업은 17개, ‘과도한 반기업 정서’를 꼽은 기업은 두 곳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중국내 생산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의 91.4%인 276개 기업은 ‘없다’고 답했다.

중국 공장 이전에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 중 132개 기업(40.9%, 복수응답 포함)이 ‘기존에 형성된 비즈니스 네트워크 중요성’이라 답했으며, ‘중국 현지 수요 대응’은 110개 기업(34.1%)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탈(脫) 중국 등 공급망 재조정에 영향을 주었냐’는 질문에서는 302개 기업 가운데 113곳(37.4%)이 ‘대체로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92곳(30.5%)은 ‘매우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비생산적인 노사문화나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른 고임금 구조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이 돼야 유턴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입지를 결정할 때는 다양한 변수를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만큼 정부 각 부처에서 종합적인 대책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4일부터 12일까지 9일 간 제조 및 유통 분야 종업원 300인 이상 국내 대기업 95곳과 300인 미만 중소기업 207개사를 대상으로 전화와 팩스, 이메일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