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2차전지 협력 논의
삼성SDI 개발현장도 둘러봐
‘한국판 뉴딜’ 적극 호응 의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 논의를 위해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이 부회장은 13일 오전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정 수석 부회장과 전기자동차 2차전지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을 논의했다. 재계 1~2위 그룹을 이끄는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청와대 기업인 초청 행사 등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단둘이 공식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협력을 위해 천안 사업장에서 만난 것 또한 최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초유의 경영 위기 속에서 미래 사업 협력을 다짐하는 만남이어서 재계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가 클 전망이다. ▶관련기사 13면
이날 만남이 이뤄지는 삼성SDI는 글로벌 점유율 5위를 기록 중인 각형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의 미래 핵심 계열사다. 특히 이 부회장의 이날 현장 방문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지난 6일의 대국민 선언 이후 처음이어서, 삼성 그룹 내에서 2차전지가 가지는 위상을 간접적으로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부회장 또한 지난 3월 이사회 의장 취임 이후 이번이 첫 대외 행보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 부회장은 이날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 수석부회장과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등이 현장을 찾았다. 삼성그룹 측에서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전영현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았다.
정 수석 부회장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전지동 임원회의실에서 삼성SDI 및 삼성종합기술원 담당 임원으로부터 글로벌 전고체배터리 기술 동향과 삼성의 전고체배터리 개발 현황 등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 이 부회장과 정 수석 부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선행 개발 현장도 둘러봤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차세대 배터리뿐 아니라 모빌리티 사업 전반의 미래 전망 및 양사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장 사업에서의 양사 시너지에 대한 방안과,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위한 인공지능(AI)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대한 협력 등이 두루 논의됐다.
이날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의 전고체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화돼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중 하나”라며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양사 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신기술 현황 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정환·정순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