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PEA, 4000억 몸값 고수
FI, 추가 밸류업 가능성 낮아 주저
SI, '시너지 낮다' 평가 불구 부각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가 로젠택배 매각에 나선 가운데 계획했던 실사 일정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여전히 매각 측과 인수 후보자 간 가격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탓이다. 결국 높은 몸값에 베팅할 원매자는 사업 시너지를 고려한 전략적투자자(SI)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의 새주인 찾기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달 말 실사를 마무리하고 유력 인수 후보자와 막판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매각 측이 4000억원의 희망가격을 고수하면서, 적극적 인수 의지를 보이는 원매자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실사에 참여한 JC파트너스,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웰투시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은 추가 기업가치 향상(밸류업)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베어링PEA가 로젠의 밸류업 성공에도 불구하고,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로젠택배는 지난해 매출 4427억원, 영업이익 2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9%, 18% 증가했다. 택배업체간 경쟁 심화에도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높은 수익률로 인수 후 안정적 배당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시 매각에 나서기 위한 밸류업 가능성에는 부정적 평가가 높다. 매각 측 희망가격인 4000억원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결국 SI가 인수 후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야만 밸류업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FI처럼 재매각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4000억원 베팅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다만 SI 또한 로젠택배의 C2C(개인 대 개인) 비즈니스 형태가 시너지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신세계그룹, SK그룹,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검토를 중단하거나 인수전에 불참한 이유다. 현재 SI로 참여 중인 원매자는 위메프 정도인데, 위메프는 지난해 75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의 늪에 빠져 있어 인수 여력에 물음표가 붙는다.
베어링PEA는 2013년 미래에셋운용PEF로부터 로젠택배를 1580억원에 인수했다. 2016년 CVC캐피탈파트너스에 로젠택배를 3300억원에 넘기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했다 무산된 바 있다. 매각 측은 지난해 로젠택배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동종업 평균멀티플 10배를 적용한 4000억원 안팎을 희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로젠의 택배시장 점유율은 7%로, 국내 5위”라며 “업계 선두가 아닌 점을 반영해 10배보다 낮은 멀티플을 적용, 몸값을 조금 낮추면 인수에 적극적인 원매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