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지침 완화로 어버이날 맞아 대구·경북 방문 예정 자녀들 많아

방역당국, ‘코로나19 우려’ 탓 요양원 면회 제한·칸막이 면회 권고

요양원 “인지장애 있는 어르신에겐 모여서 영상통화로 안부 묻길”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보훈요양원 비접촉 안심 면회 창구에서 한 가족이 통유리 창문을 사이에 두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보훈요양원 비접촉 안심 면회 창구에서 한 가족이 통유리 창문을 사이에 두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체계를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 방역)’로 전환함에 따라, 어버이날인 8일과 이어지는 주말에 지방으로 부모님을 뵈러 갈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시도 중 코로나19 확진자 수 1·2위인 대구와 경북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요양 시설 면회 제한을 권고해 요양원에 환자를 둔 가족들은 방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방역 지침이 완화됐으니 안부 인사를 드리러 가겠다”는 반응이다. 대구·경북에 부모님이 있는 자녀들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부모님이 고령이라 방문을 자제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정모(54) 씨는 “부모님이 대구에 계셔서 몇 개월 동안 못 뵈었는데 이제는 안부 인사를 드리려 가야 하지 않겠냐”며 “3월만 해도 회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복무 지침으로 대구·경북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지침도 풀려 토요일인 9일에 내려갔다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걱정돼 차를 타고 본가를 방문한다”며 “제 주위에도 대중교통 대신 자차를 이용해 대구·경북에 있는 본가를 방문한다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김모(28)씨도 “본가가 대구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도 최근 한 자릿수로 떨어져서 지난주 미리 본가에 다녀왔다”며“대구·경북 확진자 상황도 다른 지역과 차이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친정 또는 시댁이 대구·경북인데 어버이날을 맞아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하냐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3일 온라인 카페에서는 한 이용자가 ‘시댁, 친정 모두 대구·경북인데 어버이날 어떻게 해야 하냐’는 글을 게시하자, ‘아이들이 어리면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부모님께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봐라’와 ‘석 달째 집에만 있었으니 부모님이 보고 싶어 하셔서 가려고 한다’ 등 엇갈린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요양원 환자 가족들은 “감염 우려 때문에 면회를 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불효’로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 용인시에 사는 직장인 김모(28) 씨는 “친조부모께서 모두 경북에 사시고 외할머니께서도 경북에 있는 요양원에 계시는데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아 요양원에서도 면회를 금지했다”면서 “지난해 취업을 하고 바빠서 많이 못 내려갔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인사드리러 가지 못해 속상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요양원 측에서는 고위험군이 밀집, 방역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면회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경기 포천시에서 요양사로 근무하는 조모(44) 씨는 “요양원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방역에 신경 쓰느라 힘이 많이 부치는데 외부 방문자가 없는 것이 어르신들을 위해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기간 부모님을 뵙지 못한 가족들을 위해 사진이나 영상 통화로 안부를 전하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 조 씨의 설명이다. 그는 “일주일에 두세 번 어르신들의 사진을 찍어 보호자께 보내 드리고 있다”며 “인지 장애가 있는 어르신들은 요양사와 함께 영상 통화를 걸어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어버이날 전날인 지난 7일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고령의 고위험 환자의 감염을 우려하며 요양원·요양병원에 대한 면회 제한을 권고한 바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방역 조치를 해제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 단계적으로 어떻게 완화할지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받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칸막이 면회’와 화상 면담이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