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분산 통한 지속적 이익 창출 필요”
해운동맹 가입도 리스크 분산 효과
“코로나19 장기화돼도 견딜 체력 길렀다”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해운업만 믿고 있다가는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충격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HMM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이면 어떤 것이든 해보자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던졌다."
배재훈 HMM 사장은 지난 28일 서울 연지동 사옥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HMM의 업종을 해운업에만 묶어둘 필요는 없다"며 사업 다각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배 사장은 "코로나19로 해운업의 환경이 악화됐지만 위기 때마다 손실에 대한 핑계를 댈 수는 없다"면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도록 리스크를 분산하고 이익을 지속적으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재벌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는 "해운업을 하면서 IT 등 분야에 사업 역량을 쌓은 만큼 할 수 있는 사업들을 하나하나 늘리겠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HMM이 잘하는 것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배 사장은 최근 사내 인터뷰를 통해 "머스크나 CMA-CGM 등은 항만 중심이 아니라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개념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라며 종합물류사업으로의 확장 필요성을 제기한 것 역시 이러한 구상의 일환이다.
"포워딩 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굳이 우리의 고객과의 경쟁에 나설 필요는 없다"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작은 화주들의 경우 포워딩을 거치지 않고 선사들과 직접 거래하려는 유인이 있는데 이런 숨어있는 수요를 발굴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운동맹 1위인 2M의 그늘을 벗어나 '디 얼라이언스'와 손을 잡은 것 역시 HMM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배 사장은 " 2M의 경우 규모가 크다보니 자동화, 시스템화된 부분이 높은데 이게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휴먼터치가 부족하다는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 얼라이언스의 경우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고객 화주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해 세심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 HMM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물류회사 출신인 배 사장은 평소에도 고객인 화주들의 필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적극적 영업을 강조해왔다.
배 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나빠진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HMM의 실적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해운동맹 가입 전에는 물동량이 급감하면 배를 띄우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했지만 이제는 선복량 조절에 따른 비용을 동맹 내에서 나눠 분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만4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으로 해운동맹 내에서 빌려주는 선복량이 더 많아진 점도 원가 절감에 유리한 측면이 크다. 배 사장은 "늘어난 물동량을 기반으로 항구나 터미널 사용료 등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지더라도 다른 선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을 보여줄 수 있는 체력이 확보됐다"고 강조했다.
